김승연 회장의 애착…한화, 16년만의 정유업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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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의 애착…한화, 16년만의 정유업 ‘귀환’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5.07.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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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재진출로 내수물량 소비할 안정적 공급처 확보”
 

[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한화그룹이 정유업 재개 꿈을 이뤘다. 한화가 최근 인수한 한화토탈(전 삼성토탈)이 알뜰주유소 2부시장 휘발유 부문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고대하던 정유업에 재진출하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정유업을 매각한지 16년 만에 정유업에 다시 진출하게 됐다.

전날 한국석유공사와 농협 주관으로 진행된 2부시장 알뜰주유소 공급권 공개입찰에서 한화토탈은 휘발유 부문에서 최저가로 낙찰받았다. 휘발유 부문에는 한화토탈을 비롯해 2개사가 응찰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삼성그룹과의 '빅딜'을 통해 삼성토탈을 인수한 한화의 정유업 재진출을 당연한 듯 여겨왔다.

지난 2012년부터 알뜰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하기 시작한 당시 삼성토탈은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기준 40%를 넘어서며 탄탄한 사업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공급사 입찰권도 무리 없이 따낼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 주유소를 갖추지 않은 한화토탈로서는 알뜰주유소 사업권 사수에 나서야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지난 14일 알뜰주유소 사업자 입찰 결과 2부시장 중 경유 부문은 한화토탈을 제치고 현대오일뱅크가 사업권을 따냈다. 2부시장 휘발유 공급사 선정은 한화토탈의 단독입찰로 유찰돼 재입찰에 나서야하는 뜻밖의 차질이 생긴 것이다.

한화의 기존 시나리오와는 빗나간 결과를 낳았지만, 이번 재입찰에서 사업자에 선정되면서 결국 정유업 진출에 성공하게 됐다. 만약 이번 입찰에서도 단독입찰로 유찰된다면 ‘재입찰 후 수의계약’을 진행해야했다.

이로써 한화토탈은 올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휘발유 기본 1억9000만ℓ에 옵션 9500만ℓ를 알뜰주유소에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오는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이다.

앞서 김승연(사진) 회장은 1999년 경인에너지를 현대오일뱅크에 공장과 영업망을 매각하기 전까지 남다른 애착을 갖고 정유사업을 진행해 왔다. 정유업 매각 당시 김 회장은 “마취도 안하고 수술받은 심정”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향후 한화토탈은 이번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내수 물량의 80~90%를 안정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다. 알뜰주유소 투자 확대에 따른 유통망 확보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것이라는 시각이다.

다만, 한화가 알뜰주유소 사업을 통해 정유업을 재개하지만 주유소 사업 추진이나 대한석유협회 가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김희철 한화토탈 대표도 최근 한 매체를 통해 국내 주유소 사업에는 아직 진출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는 알뜰주유소 공급에 주력할 것”이라면서 “석유협회 가입은 지난해 보류가 된 관계로 향후 협회 측에서 피드백을 주면 고려해볼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알뜰주유소 1부시장은 현대오일뱅크(중부권역)와 GS칼텍스(남부권역)가, 2부시장은 현대오일뱅크(경유)와 한화토탈(휘발유)이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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