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정원 사찰 의혹…野 ‘정치적 호재’ 살릴까
상태바
[기자수첩] 국정원 사찰 의혹…野 ‘정치적 호재’ 살릴까
  • 이창원 기자
  • 승인 2015.07.21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창원 정치사회부 기자.

[매일일보 이창원 기자] 국가정보원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과 이를 통한 민간 사찰이 이루어졌다는 의혹에 대해 야당의 총공세가 진행 중이다.

야당은 IT 전문가인 안철수 의원을 당 국민정보지키기 위원장으로 선출해 이번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치기 시작함과 동시에 최고위원회의, 원내대책회의, 정책조정회의 등 매 회의에서 이를 언급하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또한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와 국회 정보위원회 야당 간사 신경민 의원은 21일 박근혜 대통령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특히 지난 주말 이번 의혹과 관련한 국정원 직원이 안타깝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의혹은 더욱 짙어지고 공방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이번 국정원 의혹은 모순되게도 야당으로써는 지난 몇 개월간 없었던 ‘정치적 호재’다.

문재인 대표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되던 ‘계파갈등’은 지난 4.29 재보궐선거의 완패로 폭발됐다.

이에 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김상곤 전 교육감을 위원장으로 당 혁신위원회를 구성했다.

하지만 구성 이후에도 당내 의원들은 공식 석상과 SNS를 불문하고 끊임없이 갈등을 일으켰다.

단적으로 지난 5월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승용 의원이 비공개, 불공정, 불공평 등을 언급하며 “패권주의의 또 다른 이름”이라며 문 대표를 향해 “사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책임질지 분명히 밝히라”고 말하자, 정청래 의원이 “사퇴하지도 않으면서 할 것 처럼 공갈치는 게 더 문제다. 단결에 협조하는 게 좋다”고 반박하는 이른바 ‘공갈 막말 파문’으로 당내 갈등의 절정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 이후에도 박주선 의원 등 비노 진영을 중심으로 SNS와 인터뷰 등을 통해 문 대표의 사퇴와 더불어 ‘신당 창당’까지 주장하고 있다.

이렇듯 어수선한 분위기로 국민들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던 차에 국정원 민간 사찰 의혹으로 다시 결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된 것이다.

또한 그동안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희석시키고 국정을 주도할 수 있는 명분도 챙길 수 있는 사안이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의 지난 대선 이후 ‘국정원 댓글 사건’, ‘성완종 리스트’. 그리고 최근의 ‘메르스 사태’에 대한 대응을 반추해볼 때 이번 호재를 제대로 잡을 수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강경 일변도’로 공격하다가 역풍을 맞았던 것이 대부분이고, 오히려 정부여당과 함께 묶여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지도 못했다.

또한 당내에서도 일관된 의견으로 조율하지 못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이번 의혹에 있어서는 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상당히 큰 위기’로 스스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협의와 조율을 통해 당내 일관된 목소리를 유지하고, 대정부여당 전략도 침착하게 ‘밀당’하며 정국을 주도해갈 수 있도록 치밀하게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