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방통위는 그렇게 계속 너그러웠다고 한다
상태바
[기자수첩]방통위는 그렇게 계속 너그러웠다고 한다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5.07.15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그우 기자]SK텔레콤을 배려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너그러움에 업계 눈살이 찌푸려지고 있다.

방통위가 SK텔레콤의 영업정지 집행시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이 때문에 방통위가 앞으로 다른 업체들에게도 이런식으로 계속 너그러워야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조롱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 휴대전화 지원금을 과다 지급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위반했다며 방통위로부터 과징금 234억원 및 영업정지 7일 처분을 받았다. 과징금은 이미 납부한 상태지만, 영업정지는 4개월가량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실시하지 않고 있다.

방통위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당시 삼성전자 갤럭시S6와 LG전자 G4 등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영업정지 시행일을 연기한 바 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달에 SK텔레콤의 일주일 영업정지가 시행됐어야 하지만, 방통위는 이후에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인해 판매점들이 손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다시한번 영업정지 일정을 미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SK텔레콤 봐주기’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동안 방통위가 이동통신사에 처벌을 내린 후 곧바로 과징금 부과와 영업정지를 실시했던 것과는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례없는 일”이라며 “이런 선례를 남기면 방통위가 언제든 다른 업체도 봐줄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 내 처벌하는게 마땅하다고 요구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식으로 한번 봐주다보면 방통위가 당장 다음번부터는 형평성 문제 때문에라도 제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왜 저번에는 봐주고 왜 이번에 우리가 걸리니까 더 심하게 하느냐는 불만이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방통위도 이러한 여론을 의식했는지 SK텔레콤의 영업정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오는 9월 추석 전인지 그 이후가 될지는 아직 내부적으로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상태이나, 최대한 빨리 결론이 나야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가 이렇게 한번을 봐줬으니,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너그러워야 하는건 아닌지, 아니면 너그러워야 할 수 밖에 없는건지, 이통사들이 방통위 말을 들어먹을지 걱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