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기아차의 후반전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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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기아차의 후반전은 다를까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5.07.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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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정두리 기자] 현대·기아차가 올 하반기 내수시장 중형차 부흥을 이끌기 위한 초강수를 뒀다.

현대차가 ‘2016년형 쏘나타’를 출시한 데 이어 기아차도 ‘신형 K5’를 이달 선 보이며 형과 아우의 간판모델이 나란히 출격하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같은 달에 신차를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어찌보면 승부수다.

축구에 빗대면 후반전 시작과 함께 ‘주전공격수’와 ‘특급조커’를 동시에 투입시킨 꼴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그만큼 위기에 내몰렸다는 말도 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상반기 내수시장에서 실적 부진을 씻지 못했다. 실제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내수시장 점유율은 66.9%로, 과거 70%대 이상을 매년 유지하던 시절과 점점 멀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하락 원인으로는 ‘현재진행형’인 수입차의 거센 공세가 크다. 매년 73~74%대를 유지해온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수입차 붐이 분 2013년 71.4%로 하락했고 지난해는 69.3%로 떨어져 70%대 벽까지 허물어졌다.

반면 수입차는 갈수록 국내 시장을 휘젓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 전체 판매량은 11만9832대로, 이는 전년 동기(9만4263대) 대비 27.1% 급증한 수치다.

거기에 더해 현대·기아차는 신차 부족과 모델 노후화 현상 등에 발목을 잡히며 위기를 자초했다는 평도 이어졌다.

고심 끝에 현대·기아차가 국내 중형차 시장을 대표하는 두 차종의 동시 출격이라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지만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도 적잖다.

일각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서로 간 모델 간섭 현상으로 인해 ‘한지붕 두가족’의 출혈경쟁을 우려하기도 한다. 시너지 효과보다는 이도 저도 아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도리어 ‘대박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2010년 6세대 쏘나타(YF) 출시 이후 비슷한 시기에 1세대 K5를 내놓으며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17.5%의 비중을 차지했던 ‘중형차의 전성기’를 되뇌었다. 이번에도 가격경쟁력과 7개 라인업을 갖춘 쏘나타와 동급 최고의 상품성을 구현한 K5를 앞세워 ‘쌍끌이 신차 효과’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이 외에도 현대·기아차는 아반떼 풀체인지, 신형 스포티지, 쏘나타 스페셜 에디션, 하이브리드 전용 AE, 에쿠스 후속모델 등 새 모델이 나올 준비를 하며 하반기 대반등을 노린다.

“시장이 어려울수록 판매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정몽구 회장의 말처럼 현대·기아차가 일선부터 화려한 공격체제를 갖췄다.

후반전 전열을 가다듬은 현대·기아차의 저력이 과연 어느정도인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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