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영 칼럼] 철새 정치인의 계절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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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영 칼럼] 철새 정치인의 계절이 돌아왔다
  • 나정영 발행인 겸 사장
  • 승인 2010.03.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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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6. 2 지방선거’를 석 달 앞두고 철새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이 도를 넘고 있다.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언대로 “정치엔 절대란 없다”고 해도 이건 너무 심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여야 정당들이 인재 영입이라는 미명 아래 철새 정치인에게 당문을 활짝 오픈 했다.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인들도 이러한 움직임에 편승해 이 당 저 당 기웃거리고 있다.

여기에는 정치적 소신이나 도덕성 등은 찾아보기 어렵고, 오직 당선 가능성만 노린 기회주의자 철새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세상을 만난 듯 활개를 펼치고 다니고 있다.

특히 이번 ‘6. 2 지방선거’에는 각 당마다 대표적인 철새 정치인이 한명씩 있다는 것이 눈여겨 볼만 점이다.

다수당인 한나라당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임좌순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아산 시장에 도전할 예정인 임 후보는 지난 2005년 4월 재선거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 후보로 아산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전력’이 있어 야당에서 대표적인 ‘철새 정치인’이라고 맹비난 받고 있다.

지금은 한나라당이 임 후보에 대해 ‘인재’라고 극찬하며 감싸고 있다.

민주당은 역시 우근민 전 제주지사의 복당을 허가하고 제주지사 출마 기자회견까지 열어주었다. 우 전 지사는 한나라당 국책자문위원으로 있다가 1998년 민주당, 2004년 열린우리당으로 권력의 흐름에 따라 당적을 옮긴 인물이다.

더욱이 그는 2004년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제주지사직을 박탈당했으며, 성희롱 사건으로 여성계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자유선진당’ 역시 ‘철새 정치인’ 논란에 대해서 자유스럽지 못하다. 새천년민주당에 몸담았던 진보적 인사인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선진당에 입당했다.

이외에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충청권에 선진당 입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출신인 오시덕 전 국회의원과 한나라당을 탈당한 전·현직 지방의원 등 18명도 선진당에 동반 입당했다.

2008년 민주당을 탈당했던 염홍철 전 대전시장은 일찌감치 선진당을 선택했고, 대전시장 후보로 내정된 상태다.

물론 위에 열거한 인사들을 모두 철새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는 말이 있다. 소속 정당의 지원을 받아 당선된 인물이 자신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당적을 옮겨 다니고, 또 이를 유도하는 정치문화는 정당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감만 키울 뿐이다.

“당선 가능성만 있다면 다른 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는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당의 생각은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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