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재계,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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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재계,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5.07.0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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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최근 대한민국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의 페이스북 글을 본적이 있다.

그 글은 전도유망한 축구선수이자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인 FC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대한민국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 이승우 선수에게 보내는 진심어린 조언과 그를 대해야 할 진정한 리더의 품격을 논하고 있다.

그는 최고의 재능을 지닌 이 선수가 자칫 자만의 길로 빠져 선수 생명이 단축 될 수 있다며, 과거 히딩크 감독이 네덜란드 유망주였던 아르엔 로번 선수를 대했던 사례와 본인의 성장담을 예로 들어 리더로서 구성원과 집단을 어떻게 이끌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의 말처럼 리더의 자질은 한 구성원과 그가 속한 집단의 미래를 좌지우지 할 수도 있다.

운동선수가 자신의 끼를 주체하지 못해 실력 외적으로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적 손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리더는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개성 넘치는 각 개인과, 그 개인이 모여 구성된 집단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지가 관건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가 수두룩한 기업이라도 리더의 자질이 이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 집단의 인재는 ‘오합지졸’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구성원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잘 융합돼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기업 리더의 자질이지만, 좌표 설정이 서투르면 구성원들의 혼란은 물론이고 1위 기업도 몰락은 한 순간이다.

이처럼 리더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겪었을 수많은 고초의 무게보다 리더로서 짊어지고 갈 책임의 무게가 더 큰 법이지만, 최근 일부 대기업 리더들은 이 같은 리더의 품격을 다른 곳에 집중하고 있다.

온통 우리 회장님 보유 지분만을 최우선으로 걱정하고, 구성원들의 안위는 그 다음인 것이다.

각종 합종연횡과 인수합병을 진행하며 선택과 집중에 나선다는 기업, 장기간의 총수 부재로 의사 결정에 애를 먹고 있다는 기업, 엄청난 투자로 미래 100년을 대비한다는 기업, 이들 기업의 리더들은 겉보기와 달리 온통 회장님의 보유 지분 걱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또한 할아버지도 회장님이셨고, 아버지도 회장님이셨고, 손자도 반드시 회장님이어야 하는 우리나라 재벌 기업들의 유구한 전통이 끊기지 않도록 애쓰는 모습이다.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구성원들의 안위와 회사의 미래를 최우선으로 돌볼 줄 아는 사람은 대기업 리더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그들이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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