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기아차 ⑤] 팽팽한 ‘노사 줄다리기’ 올해도 이어지나
상태바
[위기의 현대·기아차 ⑤] 팽팽한 ‘노사 줄다리기’ 올해도 이어지나
  • 최수진 기자
  • 승인 2015.06.15 13: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간 1조원 이상의 손실…산적한 요구사항에 올해도 ‘오리무중’
“경영 위기 노사가 함께 극복”…노사 인기차종 물량 조정 빠른 합의
▲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2일 울산공장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이경훈 노조위원장(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위한 첫 상견례를 열었다. 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국내외 시장에서 고전하며 부진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노조와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라는 거대한 산을 만나 벌써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전년 대비 자동차 판매가 줄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으며, 기아차도 같은 기간 4.6% 줄었다. 올해 1~4월 현대차와 기아차 판매량도 각각 2.9%, 2.4% 줄어,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밀린 주문량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올해 임단협도 예년처럼 통상임금 문제 등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 파업의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지난해 동반 파업을 실시한 바 있다. 통상임금 확대 적용 시기를 두고 마찰이 길어진 탓이다.

지난해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현대차는 4만2293만대의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었으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919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차도 지난해 8월부터 두 달여간의 파업 등으로 인해 6만9350대 생산 차질과 1조1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손실로 인해 이삼웅 사장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무파업 행보를 보였지만, 지난 2012년과 2013년 강성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각각 1조7000억원, 1조2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3년 동안 파업으로 인해 매년 1조원 가량의 손실을 낸 것.

기아차 역시 2010년과 2011년을 제외하고 매년 파업을 벌이고 있어 해마다 파업 진통을 겪고 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통상임금 문제 등으로 임단협 합의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일 상견례를 가진 현대차 노사는 양측의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노조는 임금 15만9900원 인상, 단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월급제 시행,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포함한 완전고용보장 합의서 체결, 주간 2교대제 근무시간 8시간+8시간으로 단축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국내공장의 신·증설 즉시 검토와 국내 및 해외공장 생산량에 대한 노사 합의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회사 측은 공장 생산량과 관련된 사안은 경영권의 침해로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노조는 이에 대해 본교섭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어려운 협상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국내외 판매 부진에 주가까지 하락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자 노조도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현대차의 위안거리다.

최근 현대차 노사는 신형 투싼 등 인기차종에 대한 공장간 물량 조정을 1개월 만에 합의했다. 여태까지와는 다른 빠른 결정이다.

이경훈 현대차 노조위원장도 “회사가 처한 위기상황에 대해 공감하며, 노사가 함께 극복하자”며 경영 위기 극복 의지를 밝혔다.

노조가 회사 경쟁력 제고에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인 만큼 임단협의 조속한 타결이라는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