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페베네, 안녕하지 못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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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페베네, 안녕하지 못하다고?
  • 박예슬 기자
  • 승인 2015.06.04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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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박예슬 기자.

[매일일보 박예슬 기자] 한때 국산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성공신화’로 손꼽혔던 카페베네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기존 카페베네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커피를 판매하는 매장인 ‘바리스텔라’를 서울 상권의 요지인 홍대 인근에 오픈하면서 기존 가맹점주들의 불만을 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카페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상태’가 된 데다 편의점·패스트푸드 업계까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커피 시장에 뛰어들어 기존 프랜차이즈들의 업황이 어두운 가운데, 본사까지 저가 브랜드를 내놓으니 기존 매장들은 난데없이 ‘적’만 늘어난 셈이다.

급기야 일부 가맹점주들은 대책회의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해 협의회 구성 논의에 나섰다.

점주들은 기존 카페베네가 ‘가맹거래법’으로 인해 신규 출점 시 거리제한을 받는데, 별도 브랜드 바리스텔라로 제도를 피해 더 많은 점포 확장을 하려는 일종의 ‘꼼수’라는 입장이다.

물론 이같은 의혹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카페베네 관계자의 답변은 “언론이 괜한 소리를 한다”는 것이었다. 바리스텔라는 일종의 테스트 매장일 뿐 프랜차이즈화 계획은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바람 잘 날 없는’ 카페베네의 모습들은 최근 바리스텔라를 둘러싼 의혹의 눈초리도 그저 ‘괜한 것’이 아님을 방증할 수도 있다.

카페베네는 심지어 해외에서도 적지 않은 시비에 휘말렸다. 중국에서는 인테리어 업체에 10억원이 넘는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어났고, 대만에서도 가맹점 사기계약 시비가 불거져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국내 시장의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돌파구로 ‘한류 스타’를 앞세워 중국 진출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카페베네로서는 이를 그저 ‘해프닝’으로 넘기기 어려운 지점이다.

적지 않은 투자금을 들여 서울의 노른자 상권인 홍대 인근에 오픈한 바리스텔라가 실제로 ‘테스트’ 매장에 머무를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카페베네성공 신화에 대한 ‘신뢰’는 두고 볼 일만은 아니다.

‘바퀴베네’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엄청난 속도의 출점, 외식업까지 장악한 거침없는 사업 다각화, ‘스타벅스를 꺾겠다’는 야심찬 구호의 해외 진출 등 카페베네가 달려 온 성공가도에는 그야말로 ‘쉴 틈’이 없었다. 전형적 ‘한국형 급성장’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점주와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갑질 논란 등도 수없이 불거져 나왔다. ‘앞’만 보고 ‘옆과 뒤’를 보지 않은 결과다.

지난해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한 매체를 통해 ‘청년들이여, 안녕하지 못하다고? 도전하라!’는 제목으로 청년들에게 ‘사회 탓’하지 말고 ‘도전의식’을 가지라는 요지의 글을 기고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 중에는 카페베네에서 법정 최저임금과 휴식시간을 제공받지 못했다는 원성도 다수 있었다.

도전은 짜릿하고, 성취는 아름답다. 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도전과 성취는 추한 뒷모습을 남길 뿐이다. 잇따른 적자로 ‘안녕하지 못할’ 김 대표가 일련의 사태로부터 되새겨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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