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적위주 보험사 연도대상, 평가방법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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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적위주 보험사 연도대상, 평가방법 개선해야
  • 이경민 기자
  • 승인 2015.05.13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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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민 경제부 기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생보사와 손보사에서 각각 우리아비바생명과 롯데손해보험의 ‘2014 연도대상 시상식’을 시발점 삼아 시작된 보험사 연도대상이 지난달 끝났다. 

연도대상은 설계사들이 한 해 동안 이뤄낸 성과를 치하하는 시상식으로, 가장 많은 신계약을 유치한 설계사가 ‘보험왕’으로 선정된다.

과거와 다른 모습이라면 화려한 의상 대신 정장을 입기도 한다. 폭넓은 금융지식과 재무설계 능력을 갖춘 남성 설계사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보험영업에서 남성 설계사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보험왕=여성 설계사’라는 기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연도대상은 보험업계의 가장 큰 축제이지만 문제점도 있다.

연도 대상을 차지하기 위한 실적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험료 대납 및 가공계약 등을 통해 불법이나 무리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모 화재 보험 설계사는 고객들을 속여 2011년부터 4억2000여만원을 빼돌렸다. 2차례나 사내 보험왕을 차지한 뒤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 돈으로 자신이 대납해 온 것이다.
이렇게 설계사들이 무리하게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보험계약의 관리가 허술해지거나 불완전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연도대상에 오르지 못한 설계사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가질 수도 있다. 실적 제일주의 시상 방식으로 인해 소수 정예 설계사들의 잔치로 굳어진지 오래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삼성생명은 올해부터 연도대상 수상자에 대한 평가 방식을 기존 순위 중심 평가에서 기준 달성 방식으로 바꿨다. 지난달 13일 전국 권역별로 진행된 연도대상에는 회사가 정한 기준을 달성한 모든 설계사가 참석했다.

손해보험협회에서는 2011년부터 ‘블루리본 컨설턴트’ 인증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블루리본 컨설턴트는 실적으로만 평가하는 연도대상과는 달리 불완전 판매율, 계약 유지율, 근속 연수 등을 따져 부여하고 있는 인증이다. 회사 자체 기준에 따른 관련 법규 위반사실도 없어야 한다.  

연도대상을 통해 수상자들의 영업 노하우 등을 직원들과 공유하며 건전한 영업문화를 만드는 등 고취되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독배가 되지 않도록 영업현장과 보험사 내부에서 개선점을 찾아 실효성을 살려 ‘모두의 축제’가 됐으면 한다. 내년부터 변화될 시상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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