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가짜 백수오 사태가 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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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짜 백수오 사태가 준 교훈
  • 안정주 기자
  • 승인 2015.05.0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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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가짜 백수오’에 대한 진실공방은 일단 잠잠해졌지만 그로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게 됐다.

지난달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를 재조사한 결과, 식품원료로 부적합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것으로 판명나면서 한국소비자원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같은 날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신용카드 내역 등을 통해 가짜 백수오 제품 구매 사실을 확인하면 환불해주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백화점, 대형마트보다 백수오 제품을 훨씬 더 많이 팔아온 홈쇼핑이다. TV홈쇼핑 업체들은 ‘구입 후 30일 이내 미개봉 제품이어야 한다’는 까다로운 환불 규정을 들먹여 가뜩이나 불안한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다 식약처도 “중국이나 대만 등에서는 이엽우피소가 식용으로 쓰이고 있어 섭취로 인한 인체 위해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혀 여야 국회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실제 국내 1위 백수오 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의 매출 90% 이상이 홈쇼핑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매출 1240억원 중 940억원이 홈쇼핑을 통해 발생했다. 유명인과 현란한 쇼호스트들의 말만 믿고 구입했던 소비자들만 억울할 뿐이다.

이렇듯 백수오 제품을 대량 판매해온 홈쇼핑 업체들이 뜨뜻미지근한 환불 요구만 늘어놓자 뿔이 난 소비자들은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원은 지난 4일 “지난달 30일 식약처의 백수오 시험결과 발표 이후 내츄럴엔도텍의 사과문과 향후 대책에 진정성이 부족하다”며 “소비자 피해배상 방안에 대한 구체적 언급도 없고, 심지어 시중 유통 중인 제품은 섭취해도 문제가 없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의를 거친 방송도 전문의의 말도 믿지 못하는 세상이라니 씁쓸하다. 그에 앞서 제조사들이 사람 입에 들어가는 음식 갖고 장난 칠 생각부터 안해야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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