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돈 버는 것은 기술, 쓰는 것은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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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돈 버는 것은 기술, 쓰는 것은 예술
  • 안정주 기자
  • 승인 2015.04.16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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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노블레스 오블리주’

1808년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작가인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에 의해 처음 사용된 이 말은 ‘높은 신분에 따르는 도덕적 의무’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유럽에서 귀족이 전장에 나가 목숨을 바쳐 공동체의 안전을 지키고 그에 대한 대가로 농노들에게 세금과 복종을 요구한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2015년 대한민국. 우리나라 상류층의 도덕적 의무에는 어느 정도 점수를 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동 시간은 최대지만 기부 문화는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말 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사회 기부 금액은 접대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법인 사업자의 기부금은 4조6500억원 정도인 반면 접대비는 9조원이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사실 기업들의 사정도 좋지 않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제일 손쉽게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비용은 기부금일 것이다. 그러나 이럴 때 일수록 국가경제에 대한 사명감을 가져야 되는 것 또한 대기업의 자세다.

가령 기부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 같은 경우는 경기에 상관없이 기부 문화가 생활화되어 있을뿐더러 어려울 때 기부가 더 늘어나는 경향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힘든 상황일수록 기부문화가 더 얼어붙는다.

또한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훨씬 베풀어야 하는데 오히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소득대비 더 많이 기부하는 구조다.

돈을 버는 것은 기술이지만 쓰는 것은 예술이라고 했다. 훌륭한 예술 작품이 영원히 남는 것처럼 돈도 좋은 일에 쓴다면 영원한 가치가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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