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베트남 사고, 흔들리는 안전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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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베트남 사고, 흔들리는 안전경영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5.04.01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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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Zero의 해’ 선포 무색해져
▲ 지난달 26일 삼성물산 해외 사업장인 베트남 중부 하띤 성 붕앙 경제특구 내 포모사 하띤 사고 현장에서 사고 수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42명의 사상자를 낸 베트남 사업장 사고로 삼성물산의 안전경영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삼성물산 해외 사업장인 베트남 중부 하띤 성 해안에 위치한 붕앙 경제특구 내 포모사 하띤 철강회사 공사현장에서 거푸집이 떨어져 13명이 사망하고 29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42명의 사상자는 전원 베트남 현지 근로자다.

포모사 하띤 철강회사는 대만계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 계열사로 지난 2008년 7월 약 11조 원의 규모의 대규모 철강단지 건립을 위한 공사를 발주했다.

삼성물산은 단지 내 철강 선적과 하역 작업 목적의 항만부두 공사를 발주처인 포모사로부터 수주해 지난 2012년 2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었다.

이번 사고는 기초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인 방파제 케이슨을 제작하기 위한 거푸집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푸집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특정 형태 및 치수로 만들기 위해 주변을 감싸고 고정시킬 수 있도록 일시 설치하는 구조물이다. 일반적으로 거푸집 사고는 부실하게 시공된 거푸집 합판이 콘크리트 구조물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붕괴되는 이른바 인재에 속한다.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베트남 근로자들은 기초 철근콘크리트 구조물 제작 작업이 끝난 후 거푸집을 청소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거푸집이 흔들리는 현상을 근로자들이 사고 발생 전 포착해 감독관에게 지시했지만 감독관이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그대로 진행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로 밝혀질 겅우 이번 사고는 심각한 인재로 삼성물산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올해를 ‘중대재해 Zero의 해’로 선포하고 안전경영을 전사적 화두로 내세운 가운데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해 삼성물산의 안전시공 구호가 무색하게 됐다.

지난 2013년 사업장 불산 누출, 물탱크 폭발 사고에 이어 지난해 석촌호수 주변 싱크홀 현상 원인이 인근 지하철 9호선 공사로 인한 지반약화임이 밝혀저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비판 여론을 맞았다.

이에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안전을 최고 ‘화두’로 내세워 사업장 내 아무리 경미한 근로자들의 사고라도 모두 그 즉시 모바일 기기로 보고 가능하도록 지시했다.

최근엔 해외 사업장에서 작업 중 손가락이 다치는 사고를 보고 하지 않은 현장소장을 즉시 전근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베트남 사업장 공사 현장에서 40명 이상의 근로자가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이 모든 노력을 허사로 만들고 말았다.

한편,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사고 수습을 위해 사고 다음 날인 지난달 26일 베트남 하노이로 긴급 출국했다. 삼성물산 측은 산재 사망한 베트남 현지 근로자 유가족에 1인당 155만원의 장례비를 지급하고 부상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최치훈 사장은 베트남 사업장 공사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하고 베트남 부총리를 직접 만나 사고 수습을 논의하는 한편, 사고 유가족들에게 사죄의 뜻을 표하고 지난달 29일 귀국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베트남 현지 경찰은 사고 원인 조사를 위해 48명의 삼성물산 직원들을 출국금지 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베트남 중부 하띤성 경찰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삼성물산을 노동안전규정 위반 혐의로 기소하고 정식 수사에 들어가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사고 발생 30분전 거푸집이 흔들려 보고했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며 거푸집 청소 작업을 계속 지시한 감독관이 삼성물산 소속인지, 베트남 현지 인력 업체인 리벨 사인지 여부는 아직 조사중인 상황”이라며 “사고원인이 단순 기계 결함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도 베트남 경찰에 의해 밝혀질 문제로 삼성물산은 현지 경찰 조사에 최선을 다해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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