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팬택, 기술·인력 유출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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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팬택, 기술·인력 유출은 이미 시작됐다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5.03.29 14: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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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법정관리 중인 휴대전화 제조사 ‘팬택’의 매각 입찰이 장기화되면서, 당초 우려됐던 국내 기술·인력 유출 문제가 이미 시작된 것이라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팬택은 지난 2007년 유동성 위기가 불거져 워크아웃에 돌입했으며 이후 4년 8개월만인 2011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하지만 워크아웃을 졸업한 지 26개월만에 또 다시 2차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현재는 매각 입찰이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의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 측이 팬택에 관심을 보였지만, 기한 내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기존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에, 추가로 KDB대우증권을 선정했다. 현재 팬택 입찰 방식은 공개경쟁입찰(공개매각)로, 인수의향서 접수기간은 다음달 17일 오후 3시까지다.

업계에서는 팬택의 이번 공개 매각도 좀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기업 청산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팬택 직원들은 이번에는 새주인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과거 2400명이 넘는 인원 중 현재는 1400명 가량이 남아있는 상태고, 이마저도 절반이 휴직상태기 때문이다.

빠져나간 절반의 팬택 직원 대부분이 한국화웨이 등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들로 자리를 옮겼다. 팬택 직원 중 절반 이상이 개발 인력이였기 때문에 이미 기술·인력 유출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외국계 기업이 팬택을 인수한 후 기술력만 빼먹고 버릴 것이라는 이른바 ‘먹튀’를 우려했던 업계에서는 국내 기술·인력 유출 문제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직원에게만 회사에 남아 희생하라고 강요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현재의 팬택 기술·인력 유출이라는 새로운 국면을 비난하거나 반기를 들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팬택이 새주인을 찾지 못하고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국내 ICT 산업의 손실이 막대해 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하루빨리 팬택의 정상화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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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자 2015-04-08 03:17:07
전부 다는 아니지만. 기술 인정받고 다른곳 갈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다 옮겼음. 지금 팬택은 빈 껍데기.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이 모두 능력이 없다는 말은 아님. 잔류중에 능력있는 사람들은 몇 없다는 말.
지금 어딘가에 인수되더라도 제대로된 제품 나오기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