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약사들 “돈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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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약사들 “돈만 된다면…”
  • 안정주 기자
  • 승인 2015.03.16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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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국내 일부 상장제약사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만 힘쓰고 있다. 사업다각화라는 명분하에 화장품·음료·식품·부동산 등 그룹사 뺨치는 기업 운영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약사의 문어발식 확장에 그 리스크가 결국 ‘본업 소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친다.

제약사들의 처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약가인하 이후 의약품의 영업이익이 많이 떨어졌고, 지난해는 정부가 리베이트 투아웃 제도까지 시행한다고 선포했으니 사업 다각화는 생존을 위해 불가피했을지도 모른다. 2012년 일괄 약가인하 이후 국내 제약사의 영업이익이 사실상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는 십분 이해되지만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는 것에 비해 연구개발(R&D) 투자에는 인색하다는 점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약개발을 위해 R&D를 늘리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는 제약사들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10대 제약사 중 전년보다 매출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1%포인트 이상 늘어난 곳은 한미약품뿐이다. 한미약품의 R&D 투자규모는 매출액 대비 22.4% 수준이다.

이에 반해 한 제약사는 매출이 1000억원 이상 늘었지만 연구개발비는 1%대 비중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전체 매출 가운데 70%가 음료부문에서 발생했다.

아직 국내 제약사가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해 R&D 소홀은 결국 글로벌 경쟁력 약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제약사들의 비의약품 분야 외도는 당장의 매출을 가져다 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 성장 동력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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