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장외투쟁은 한나라당 정권 못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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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장외투쟁은 한나라당 정권 못 잡아”
  • 나정영 기자
  • 승인 2005.12.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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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거론하지 않겠다”

차기 집권 위해 표 가지고 승부하려는 생각 버려야

손학규 경기도지사가 지난 27일 “장외투쟁에만 매달리고, 민생은 돌아보지 않고, 정치적 욕심만 채우는 구태정치는 수권 정당으로서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손학규 지사는 경기도청 집무실에서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 가진 대담을 통해, “이번 사학법 투쟁을 이념 투쟁으로 몰고 가면, 이조 때 당쟁처럼 원론적인 싸움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으며, 자기만 100% 옳다는 주장의 결말은 살육전이나 분쟁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 지사는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려면, ‘시대정신’에 승부를 걸어야 하며, ‘개혁과 혁신’의 명분을 거머쥐어야만 한다”며 박 대표를 겨냥 현재 방향을 문제 삼았다.

다음은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를 통해 밝힌 주요 내용이다.

-한나라당이 장외투쟁 중인데.
▲난 장외투쟁 자체를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건 아니다. 장외투쟁을 통해 사학법 문제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공감대가 넓혀졌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호남 지역 폭설 피해 현장의 농민들을 만나보면서 민생 문제에 대해 정치권이 나서서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좌절한 농민들은 재난 지역으로 선포해 달라는 등 애절한 호소를 하는데, 정치권이 제대로 응답을 하고 있는지... 장외투쟁을 계속 병행할 수도 있지만, 가장 강력한 투쟁은 원내투쟁이다. 장외투쟁을 통해 여론을 높였으면 그것을 제도권에서 흡수해야 효과가 있는 법이다. 어쨌든 구체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 아닌가. 그 해결책은 결국 의회라는 제도권 안에서 이뤄진다. 장외투쟁이 야당의 투쟁 수단 중 하나지만, 다만 이것에만 매달리면 한나라당이 지향하는 새로운 정치를 구현할 수 없다. 장외투쟁에만 매달리고, 민생은 돌아보지 않고, 정치적 욕심만 채우는 걸 구태정치라고 하지 않나. 새롭고 합리적인 사회, 민생을 위한 정치를 지향하는 새로운 모습의 한나라당이 되려면 투쟁도 하면서 국민에 대한 책임을 수행하는 걸 보여줘야 한다.

-한나라당은 사학법을 중심으로 이념 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난 이념 문제는 가능한 건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이념 문제를 다루려면 이조 때 당쟁처럼 원론적인 싸움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념 논쟁은 기본적으로 펀더멘탈리스트들의 싸움이다. 자기만 100% 옳다는 주장의 결말은 살육전이나 분쟁 뿐이다. 이젠 이념 싸움이 아니라 실사구시, 실학적으로 정치를 보고 우리 사회도 그렇게 나아가야 한다.

-박근혜 대표의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지난 총선에서 한 자리수 지지였던 당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린 건 분명 박 대표의 훌륭한 리더십의 결과다.

-박근혜 대표가 대선주자로서 손색이 없다고 보나?
▲그렇다.

-손 지사 본인도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데?
▲대선 얘기는 도지사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거론하지 않을 생각이다. 한나라당이 차기 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표 가지고 승부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우리가 지난 대선에서 연달아 실패했는데, 표 차이가 불과 30만표, 50만표였다. 한, 두 가지 약점만 극복했다면 능히 이길 수 있는 표 차이다. 하지만 우리는 졌다. 한나라당이 대선에 패배했을 당시 어떤 언론에서 "한나라당은 역사에 졌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는데, 이제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표가 아니라 시대정신을 가지고 승부해야 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정책 추진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는가?
▲적극적 교류협력은 좋다. 다만 이 정부에서도 남북 교류협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 가시적으로 보여져서, 거기서부터 불신이 생긴다. 교류협력 자체의 정신을 훼손하는. 분명한 원칙을 세우고, 원칙이 지켜지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면서 신뢰를 얻어야지, 누가 봐도 뻔한 정치적 목적의 행위는 삼가야 한다.

-내년 초 당에 복귀한다고 거론되는 정동영 장관이나 김근태 장관에게 지금 열린우리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이 있다고 보는가?
▲다 훌륭한 분들이다. 특히 김근태 장관은 나와 고등학교 때부터 막역한 관계이며 대학시절 함께 학생운동을 해 온 동지다. 충분히 능력이 있다.

-고건 전 총리는 어떻게 보는가?
▲훌륭한 분이다. 하지만 그분은 행정가로 일생을 살아오셨기 때문에 나와는 다르다. 난 고비마다 결단이 개재되지 않았던 적이 없다.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건 외형적 모습이 아니라 역사적 계기에 어떤 결단을 보였느냐는 것이고, 구체적 삶을 통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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