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NH투자증권 김원규 사장과 정주영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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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NH투자증권 김원규 사장과 정주영 회장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5.02.25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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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삼국지(三國志)의 진정한 주인공이 누구인지에 대해 종종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본래 삼국지의 주인공은 흔히 유비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진정한 삼국지의 주인공은 사실 조조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이는 유비이고 조조는 그리 높은 인기가 없다.

한국 경제의 성장기에도 여러 기업인들이 나타났지만 단연 최고의 매력을 가진 인물로 꼽히는 기업인은 아산 정주영 회장이다. 유비가 지금까지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대중들이 유비를 마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비는 냉정히 말하면 조조만큼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은 사람이다. 대중은 총명하고 차가운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유비는 거의 빈 손 으로, 변변한 배경도 없이 한 나라의 황제가 됐고 엄청난 세력을 가진 조조와 맞서 싸워 버텼다. 당연히 유비는 온갖 고생을 다했다. 정 회장도 마찬가지다.

정 회장이 조선소를 세운다고 했을 때 세상 사람들 가운데는 비웃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정 회장은 오늘날 한국을 세계 최고의 조선강국으로 만든 견인차 현대중공업을 세웠다. 수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해도 그는 해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한국의 골드만삭스' 건설을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 만나 본 금융인들 가운데 한국에서 골드만삭스같은 세계적인 투자은행(IB)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정 회장이 현대중공업을 세운 것처럼 우리도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가질 수 있다. 아니 반드시 해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신(新)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머지않아 80년대 정도의 경제수준과 사회혼란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계획이 현실성이 없다고 반대하는 이들을 아예 만나지 않고 가능하다는 사람들만 만났다. 케네디 대통령은 불운하게도 미국의 우주인이 달에 첫 발을 내딛는 장면을 이승에서 보지 못했지만 수많은 미국인들이 케네디 대통령의 결단에 감사하고 있다.

우리가 세계적인 투자은행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쉬운 분야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다. 김 사장이 한국 금융투자업계의 정주영 회장이 되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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