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성희롱 공간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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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성희롱 공간 전락
  • 성승제 기자
  • 승인 2005.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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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신년회 성추행 속출, 일부 상사 뒷풀이 성관계 요구
오랜 악습으로 불리던 직장 내 신년·회식자리가 성희롱과 성추행 공간으로 전락하고 있다.

더욱이 신년 들어 술자리는 더욱 많아지고 있지만 직장 회식에서의 성추행은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성희롱 대상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많은 편이다. 심지어 회식이 끝난 뒤 일부 상사는 뒤풀이로 모텔 등을 가자며 성관계 까지 요구하고 있어 이에 시달리는 여성도 적잖다는 게 일부 관계자들의 말이다.

심지어 다른 동료들이 의적으로 상사와 잠자리를 마련하게 하는 일까지 빈번해 위험수위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일들은 대게 술김에 터지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는 성희롱을 당해도 신고조차 못하고 끙끙 앓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특히 직장 내 이런 행태는 결국 여직원에게만 모든 피해가 돌아가고 있어 사회 심각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현재 강남 모 직장에 다니는 김모(26) 씨는 지난 회식 이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부서 회식자리에 참석했다가 술에 취한 나머지 상사와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지금에 와서야 모든 걸 술 탓이겠지 하고 넘기려 했지만 지난 밤샘 술자리에서 다른 동료들이 보인 작태를 생각하면 울화통이 치민다.

김씨는 “모든 게 의도적이었다”며 여성 상담소에 고민을 털어놨다.

직장인 윤모(28) 씨도 지난 회식 장소에서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장상사 A모 씨로부터 심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A씨는 술잔을 돌리며 허리를 감싸는가 하면, 노래방에서 가슴을 더듬기까지 했다.

이처럼 회식 장소에서 만취한 직장 동료에게 성추행을 일삼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초가 되면 성희롱 문제로 ‘여성의 전화’에 상담을 요청한 건수도 평달에 비해 많게는 수 배나 급증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직장 동료나 상사들이 술자리에서 엉덩이와 가슴 등을 만졌다는 내용이 상담의 대부분이다.

여성의 전화 관계자는 “이 시즌이면 회식 중 성추행, 혹은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고민이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며 “대개 술김에 벌어진 행동들이어서 경찰에 신고하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만취한 직장 여성 동료를 상대로 추태가 벌어지는 이유는 ‘술 취한 여성이 죄’라는 남성들만의 통념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술에 취해 갖는 성관계는 법적으로 괜찮다’는 단견이 성희롱, 나아가 성추행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여성의 전화 측은 “술을 마시면 인지능력이 떨어져 남성들에게 그만큼 허점을 노출시키기 때문”이라며 “경찰 조사로 이어지더라도 성폭행과 ‘화간’의 차이가 애매모호해 결국 술 마신 여성들만 피해를 본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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