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스타벅스엔 톨 사이즈 보다 작은 것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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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스타벅스엔 톨 사이즈 보다 작은 것도 있어요
  • 안정주 기자
  • 승인 2015.02.24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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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얼마 전 회사 선배가 “메뉴판에도 없는데 스타벅스에 숏 사이즈가 있다는 거 알았어?”라고 물어왔다.

이상한 광경이 아니다. 한국에서만큼은 스타벅스의 숏 사이즈는 그야말로 ‘아는 사람만 살 수 있는’ 음료다.

실제 스타벅스에서 음료 주문 시 “작은 걸로 주세요”라고 했다간 어김없이 숏 사이즈 보다 한 단계 큰 ‘톨 사이즈’를 받게 된다. 이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심각히 제한하는 행위다.

그동안 스타벅스는 가장 작은 크기인 숏 사이즈 음료의 가격을 메뉴판에 적지 않고 그 윗단계인 톨 사이즈부터 표기해 빈축을 산 바 있다.

게다가 지난달 27일에는 서울YMCA시민중계실이 스타벅스의 숏 사이즈 표기 누락에 관해 식약처에 고발한 사태까지 발생했다.

스타벅스측은 서둘러 메뉴판을 손질했지만 애매하게 바뀐 메뉴판이 소비자들을 더 허탈하게 만들었다.

그나마 손(?)봤다는 메뉴판은 숏 사이즈 가격 표시가 다른 사이즈들과 동일 위치, 크기로 나열되지 않았다. 메뉴판 아래 부분에 ‘따뜻한 음료는 숏 사이즈 가능(톨 사이즈와 가격차이:500원)’이라는 문구로 일괄 설명됐을 뿐이다.

그러나 식약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의 ‘식품접객업자 준수사항’ 중 가격표 표시 관련 규제는 가격을 명시하라는 취지이기 때문에 가격표 표시 형식에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며 이미 스타벅스의 새 숏사이즈 표기에 대해 ‘적법’ 판정을 내린 상태다.

한국과 달리 미국(뉴욕)과 일본(후쿠오카) 매장에서는 숏을 포함한 네 가지 종류(숏·톨·그란데·벤티)를 모두 제대로 표기하고 있다는 사실이 국내 소비자들을 더 씁쓸하게 한다. 한마디로 한국 소비자들을 ‘봉’으로 생각한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스타벅스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커피전문점이며 국내 연 매출은 4820억원에 달한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태도보다는 규모에 걸 맞는 당당한 자세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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