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우증권 홍성국 사장의 멋진 역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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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우증권 홍성국 사장의 멋진 역발상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5.02.04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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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부 곽호성 기자
[매일일보 곽호성 기자] 삼국지(三國志)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제갈공명이 적군을 뒤에 두고 퇴각을 하게 됐다. 제갈공명은 참모들에게 식사를 준비할 때 쓰는 화덕을 매일 늘려서 파라고 명령했다. 이에 강유가 제갈공명의 명령이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다.

"승상, 전국시대의 병법가 손빈이 매일 행군하면서 화덕의 수를 줄이는 방법으로 적이 손빈의 병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믿게 해서 이겼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승상께서는 오히려 화덕의 수를 늘리라고 하시는데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그러자 제갈공명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안전하게 퇴각을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적이 우리가 강하다고 믿게 해야 한다. 화덕을 계속 늘리면 병력이 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때로는 기존의 발상을 과감히 바꾸는 역발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제갈공명이 역발상을 해서 안전한 퇴각에 성공했듯 올해 한국의 증권가에서도 과감한 역발상을 선택한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그는 KDB대우증권 홍성국 사장이다.

다른 증권사들은 소매 영업을 축소하는 추세지만 그는 오히려 소매 영업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대우증권은 '독보적 프라이빗뱅커(PB) 하우스 추진단'을 만들어 상품 및 서비스 개발, 컨텐츠 공급과 연관된 사업부문 간 협력 체계를 세웠다. 또 지점 PB들을 한국 최고의 PB로 육성할 방침이다. PIB(Private IB)점포를 활성화해 PB와 IB의 경계를 없애고 지점 영업 대상을 개인 고객에서 법인 고객으로 넓혀 IB부문과의 시너지 연계 영업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쟁사들의 의표를 찌르는 홍 사장의 전략이 뛰어나지만 몇 가지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일단 소비자들은 PB서비스 비용이 너무 비쌀 경우 서비스 이용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다른 하나는 홍 사장이 그의 저서 '세계가 일본된다'에서 언급한 '전환형 복합불황'이 심화될 미래를 감안했을 때 '독보적 PB하우스' 건설비용에 비해 이익이 적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PB육성전략은 다른 경쟁사들도 갖고 있는 것이기에 지금의 치열한 경쟁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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