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내 어린이집 설치, 중견 건설사들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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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내 어린이집 설치, 중견 건설사들 고심
  • 임진영 기자
  • 승인 2015.01.27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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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도 높은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 어려워

▲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조감도. 단지 인근 골프장 부지를 사들여 지자체 및 입주자에 기부체납한 방식으로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에 성공했다. 사진= 삼성물산 제공
[매일일보 임진영 기자] 연이어 발생한 어린이집 폭행 사건으로 보육시설의 중요성이 커지며 건설사들이 고심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어린이집 아동 학대로 인해 민간 어린이집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고 국공립 어린이집 선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건설사들도 단지 내 어린이집 설치에 분주한 모양새다.

지난해 개정된 주택법 내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55조에 따르면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건립 시 21명 이상을 수용하는 보육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만 한다. 5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은 40인 이상의 보육시설 설치가 의무다.

여기에 정부가 어린이집 폭행 근절을 위해 보육 시설 설치 규정을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로서는 인허가 이전부터 어린이집 등 보육 시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해졌다.

특히 최근 계속 발생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이 민간 어린이집에 집중되면서 국공립 어린이집 선호 현상이 더욱 강해지는 바람에 중견 건설사들에겐 또 하나의 악재가 더해졌다.

국공립 어린이집은 지자체와 건설사, 그리고 입주자대표회의와의 협의가 이루어져야 단지 내 유치가 가능하다.

또한 현행 주택법 상 국공립 어린이집은 500세대 이상의 대단지 공동주택에 우선적으로 유치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인근의 300세대 단지 규모의 아파트와 500세대 단지 규모의 아파트가 서로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하겠다고 경쟁이 붙을 경우, 지자체는 500세대가 넘는 더 큰 대단위 단지 아파트에 우선적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세대수가 큰 대단지 규모 아파트일수록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데다가 국공립 어린이집 또한 가구 규모가 큰 단지에 우선적으로 유치되는 만큼 중견건설사들로서는 불리하다.

대형건설사들은 상대적으로 대단위 세대 아파트를 짓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중견 및 소형 건설사일수록 소규모 가구 구성의 아파트 단지를 짓기에 중견건설사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하기 어렵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서울 마포구 현석동의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아파트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했고, GS건설은 서울 중구 만리2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서울역센트럴자이’단지 안에 구립 어린이집을 유치했다.

대림산업도 지난해 영등포구청과 협약을 맺고 ‘아크로타워 스퀘어’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했으며, SK건설은 경기 화성 반월동 ‘신동탄 SK뷰 파크’에, 포스코건설은 ‘서울숲더샵’ 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개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중견 건설사들의 경우 아직까지도 국공립 어린이집이 설치된 곳이 전무한 실정이다.

중견 건설사 빅4인 호반건설, 중흥건설, 우미건설, 반도건설의 경우 국공립 어린이집이 설치된 곳이 단 한곳도 없다.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에 많은 비용이 들기에 덩치가 작은 건설사일수록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하기 힘든 제반 여건도 존재한다.

민간 어린이집이 단지 내에 설치될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월 수백만의 임대료 수입을 챙기게 되는데 민간어린이집을 포기하고 무상으로 사업장을 임대하는 국공립 어린이집이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되려면 우선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가 입주자대표회의를 설득시키고 입주자 대표회의에 들어오는 민간 어린이집의 임대료 수익을 포기시킨만한 '당근' 을 입주자 측에 제시해야 하는데 아직까지 중견 건설사들은 대형 건설사들에 비해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시공사가 어린이집 부지를 사들이고 부지 수익금을 입주자대표회의에 지급하는 등의 조건으로 입주자대표회의를 설득하고 협의를 거쳐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하지만 중견건설사의 경우 이런 식으로 사업장을 운영하기 힘들다는 현실적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공립 어린이집을 단지 내에 짓는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는 단지에 인접한 골프연습장 부지를 삼성물산이 사들여 지자체 및 입주자들에게 기부채납한 방식이며, GS건설 역시 ‘서울역센트롤자이’ 내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하면서 중구에 부지 및 시설을 기부채납 했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하는 것은 입주자 대표회의에 무상 A/S 형식으로 부지를 제공하고, 어린이집 건립 비용과 시설 유지비를 시공사에서 부담하는 형식이지만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시공사가 많은 부담을 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 움직임이 건설업계에서도 최근 1~2년 사이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상황이라, 현재는 대형건설사가 일부 단지에 시범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의 지원 시책 등이 구체적으로 실현되면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 움직임이 중견건설사까지 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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