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짝퉁에도 급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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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짝퉁에도 급이 있나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5.01.26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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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짝퉁도 급마다 가격이 달라요. 가품 중에도 고퀄리티의 상품을 구입한 고객들은 만족도가 매우 높다보니 나중엔 비싼 돈 주고 정품 안 사요. 저희 단골 고객들 중에도 많아요.”

블로그와 SNS를 통해 짝퉁을 판매하고 있다는 A씨는 기자의 사진 요구에 개인공장을 통해 직접 제작하고 있다는 가품의 사진을 다량 전송해왔다.

A씨에 따르면, 짝퉁시장에도 그들 사이에 통하는 ‘급’이란 게 실제 존재했다.

대게 중국산 가죽을 사용하는 SA급은 외관 상 90%이상 일치하지만 바느질 등 다소 마감이 완벽하진 못한 편으로 평균 20~30만원대에 거래된다.

이어 커스텀급은 이태리 등 수입산 가죽을 사용하는 것으로 가격대는 최대 100만원대에 거래된다고. 마지막으로 정품과 동일 가죽을 사용해 짝퉁 중에도 최고급으로 통한다는 미러급은 백화점 가격과 엇비슷 할 정도로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5조20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위조상품 시장은 제조·유통 과정이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주로 현금으로 거래되는 탓에 세원 포착이 어려운 대표적인 지하경제로 통하고 있다. 주요 적발 품목도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국내 브랜드까지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

실제 우리나라는 2011년 기준 세계 교역 과정에서 위조상품 적발 건수가 15번째로 많은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은 바 있다.

여기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표한 지난 해 10월 특허청의 ‘2011년 이후 위조상품 적발 현황’ 자료에서도 적발된 국내 위조상품 규모는 2011년 85억5000만원에서 지난해(1~8월) 707억원으로 8.26배 증가했다.

위조상품이 판칠수록 정품을 대체할 만한 유사 상품의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해외 브랜드 위조상품은 유사한 가격대의 정상적인 국내 제품 소비를 대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짝퉁시장이 확대될수록 장기적으로는 국내 연관 산업의 성장 기회를 박탈시킬 수 있는 만큼 이 시장을 뿌리 뽑을 수 있는 정부의 대안과 함께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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