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反황우석 서바이벌게임, 국정원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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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反황우석 서바이벌게임, 국정원 개입 의혹
  • 김상영 기자
  • 승인 2005.12.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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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황우석 VS 親황우석 대충돌, 대재앙 오나?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진위여부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 6일 MBC가 PD수첩 취재진의 비윤리적인 취재에 대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황우석 교수 관련 보도를 하지 않기로 결정할 때까지만 해도 배아줄기세포 진위 논란이 한풀 꺾기 듯 했다. 그러나 이같은 예상과는 달리 황 교수가 서울대학병원에 입원한 지난 7일을 기점으로 상황이 급반전됐다.

시민단체에 이어 과학계까지 나서‘줄기세포 2차 검증을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황 교수가 몸담고 있는 서울대 생명과학분야 소장 교수 20여명이 황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논문에 대해 재검증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 황 교수가 줄기세포의 난자매매 윤리 논란 문제를 제기했던 PD수첩팀과 2차 검증 계약을 파기한 과정에서 국정원이 개입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PD수첩과 황 교수 사이의 줄기세포 검증을 중재했던 김형태 변호사는 지난 7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황 교수팀이 2차 검증을 하지 않기로 태도를 돌변한 배경에 정부와 국정원이 본격적으로 개입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황 교수팀이 제3 언론에 줄기세포 검증을 맡겼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윤씨는 누구?

김 변호사가 지목한 윤모씨는 전 YTN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인사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MBC PD수첩의 취재과정에서 황 교수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씨는 1962년생으로 성균관대(정외과 81학번)를 졸업했으며, N신문 홍보실장을 거쳐 YTN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것으며, 학생운동과 시민단체활동도 한 것으로 미디어오늘은 전했다.

윤씨는 '1차 검증'이 나온 지난달 17일 'PD수첩-황교수팀' 간 만남 자리에 황 교수 쪽 인사로 참석했고, 이날 자리에서 PD수첩과 황 교수간에 2차 검증이 합의됐다. 하지만 28일 황 교수가 PD수첩의 2차 검증에 임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했으며, 이 과정에 윤씨가 모종의 역할을 했다고 미디어 오늘은 전했다.

윤씨는 지난달 24일 황교수의 기자회견 때에도 모습을 드러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윤씨는 황 교수팀 연구 검증의 향배가 달린 중대한 자리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때문에 황 교수팀의 '핵심 인사' 역할을 한 윤씨의 신원에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황 교수팀 줄기세포 논란에 대한 여론이 일방적인 親황우석 기류에 反황우석 기류가 가세하면서 줄기세포 논란이 안개국면 속으로 빠져들었다.

한 PD "취재윤리 위반 인정 줄기세포 증거 없다"

反황우석 기류에 불을 지핀 장본인은 다름 아닌 PD수첩 한학수 PD.
한 PD는 지난 7일 자신의 심경을 담은 e-메일을 통해 취재 윤리에 어긋났던 부분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러나 YTN 보도처럼 '황 교수를 죽이러 왔다'고 말한 적은 없고, 김 연구원은 세 번씩이나 신원을 보호해 줄 수 있는지 확인한 뒤 '중대 증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 PD는 "지난 몇 개월간 황 교수의 2005년 논문에 대해 취재해 왔으나, 환자의 줄기세포가 1개라도 만들어졌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PD수첩의) 난자 관련 방송 이후 황 교수가 해명 기자회견을 했지만 그 해명이 중대한 거짓을 포함하고 있다는 증거와 증언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한 PD는 또 "과정상의 잘못이 진실을 막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MBC 노조는 지난 8일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황 교수 논문에 제기되는 의혹을 투명하게 규명하고, ‘PD수첩' 파문과 관련된 최근의 언론보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노조는 "연일 MBC를 맹공하는 보수언론의 기사는 정도를 한참 벗어나 있다"면서 "앞만 보고 내달리는 폭주기관차 같은 보수언론의 여론몰이는 결국 자신에게 향하는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이어 "'논문의 진위 의혹'이라는 문제의 본질은 수면 아래 감춰져 있을 뿐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며 "방법이 무엇이든 간에 황우석 교수의 논문에 제기되는 의혹은 투명하게 규명되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MBC가 PD수첩의 취재윤리 위반에 따른 수세적인 분위기에서 공세적인 전략으로 선회한데는 황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의 허위성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PD수첩과 황 교수간 줄기세포 검증을 중재했던 김형태 변호사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PD수첩) 2차 분에 담긴 여러 의혹이 방영됐으면 여론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며 "지난 4일 YTN이 PD수첩 취재팀의 비윤리적인 취재과정을 공개하기까지의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한 부분은 새로운 파장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김 변호사는 또 "(황 교수는) MBC도 검증을 하고 있으니 권위 있는 다른 언론기관에 부탁하겠다"며 타언론사에 의한 검증을 처음으로 언급했다고 밝혔다. 당시 황 교수는 "제3의 언론사와 불리한 결과가 나오면 보도하지 않고, 유리하면 보도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PD수첩의 최승호 책임PD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확인한 바 있다.

문제의 이 언론사가 어디인지 확인될 경우 또 다른 윤리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서울대 교수 20여명 "침묵하면 국가적 재앙"

한편 생명공학을 전공한 서울대 젊은 교수 20여명이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사진뿐만 아니라 DNA 지문 분석 데이터 중 상당수가 석연치 않다며 재검증을 요구하고 나서 배아줄기세포 논란이 과학계 전반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은 지난 8일 정운찬 총장에게 보낸 건의문 '총장님께 드리는 글'에서 "황 교수팀의 논문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단순한 편집상의 오류라고 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들은 "이미 공개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줄기세포 사진 뿐 아니라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 분석 데이터 중 상당수가 석연치 않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팀이 지난 5월 미국 과학저널〈사이언스〉에 제출한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 세포? 논문의 진실 여부를 둘러싼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학과〈네이처〉도 황 교수 논문 진위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황 교수와 결별을 선언한 제럴드 새튼 교수의 미국 피츠버그대학이 황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논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이언스>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도 황 교수가 사이언스 논문을 두 차례 고친 사실과 MBC의 DNA 분석 실험결과를 바탕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김상영 기자 <jlist@sisaseoul.com>


<다음은 서울대 교수들이 보낸 '총장님께 드리는 글' 전문>

총장님께 드리는 글
저희 서명 교수들은 과학자의 양심을 믿는 생명과학 관련 전문가로서 그동안 황우석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2005년 Science)의 진위 문제에 대하여 예의주시하고 있었습니다.

현재 논문에 대한 진위문제가 심각히 제기된 상황에서 생명과학 관련 전문가로서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이나 의견을 제시하지 못한 것을 진심으로 반성합니다.

결과적으로 과학의 문제가 언론, 정치인들을 포함한 비전문가들에 의해서 논의됨으로써 진실여부와 상관없이 대다수 국민들을 큰 혼란 상태에 빠져들도록 방치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는 생명과학의 발전을 위하여 더욱 노력할 것이고, 더불어 진실된 과학이 인정받는 성숙된 과학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할 것을 다짐합니다.

네이처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국제 학계에서는 황우석 교수의 논문에 대한 진위문제가 명확하게 규명되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저희는 과학의 진실성이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다음과 같은 간곡한 요청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는 상설의 '과학진실성위원회(Office of Scientific Integrity)'를 두고 내부 제보의 창구로 역할을 하며 과학자의 연구 윤리에 대한 감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을 지향하는 서울대학교에 과학적 진실을 추구하는 연구자의 윤리를 감독할 공식 시스템이 부재했다는 점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이와 같은 시스템의 부재로, 황우석 교수팀이 발표한 논문의 진위에 대한 내부 제보가 불행히도 언론에 먼저 공개됨으로써 지금과 같은 국가적 혼란이 야기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이에 저희는 총장님께서 우리 과학의 진실성이 담보될 수 있는 시스템을 서울대학교 내에 확립해 주실 것을 건의드립니다.
2. 황우석 교수팀의 논문 진위 문제가 국내외적으로 제기된 이상, 이것을 여론에 편승한 감정적 애국주의로 덮을 문제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같이 논문의 진실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는 경우, 반드시 진상 조사가 진행되는 것이 국제적 관례이며, 일차적인 조사 주체는 해당연구자의 소속기관입니다.(현재 동경대의 Taira 교수의 논문에 대해서도 자체 진상 조사가 진행 중임) 미국의 경우 의혹이 제기된 연구에 관련된 각종 기록과 증거를 연구자가 제시하지 못한다는 사실 자체가 제기된 의혹을 인정하는 증거로 받아들여집니다(미 보건성 산하 과학진실성위원회 규정).

복제양 돌리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연구 논문에 대한 진실성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연구당사자들의 협조 하에 철저한 과학적 재검증을 거쳐 의혹을 해소한 바 있습니다.

서울대학교가 대학 차원에서 과학진실성 위원회를 구성하여 황 교수팀의 논문에 대해 제기된 의혹을 철저히 재검증하는 것만이 향후 서울대학교에서 수행되는 모든 연구가 국제적 신뢰를 잃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외면한다면 해당 연구자의 소속기관인 서울대학교의 공신력은 물론 우리나라에서 수행되는 연구에 대한 국제적 신뢰가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3. 저희는 황우석 교수팀의 환자 맞춤 줄기세포에 관한 사이언스 논문의 내용이 사실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나 생명과학 분야의 전문가로서 황 교수팀의 논문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단순한 편집상의 오류라고 보기에는 무리한 부분이 많다고 판단합니다.

이미 공개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줄기세포 사진뿐 아니라 줄기세포에 대한 DNA 지문 분석 데이터 중 상당수가 석연치 않다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은 진실만이 생명입니다.

지금 우리가 침묵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과학이 국제적 신뢰를 상실하게 되고 이로 인하여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이미 네이처지 등에서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한 상황이며, 피츠버그 대학에서도 과학진실성위원회를 가동하여 자체 진상 조사에 착수하였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핵심 당사자인 서울대학교의 자체 진상조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총장님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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