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택배기사 처우는 안녕한가
상태바
[기자수첩] 택배기사 처우는 안녕한가
  • 안정주 기자
  • 승인 2014.12.29 08: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산업부 안정주 기자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연말연시가 되면 늘어난 물량에 택배기사들은 더욱 바빠진다. 거기다 겨울철 얼음판이 된 도로 사정으로 인해 배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택배기사가 물품 한 상자를 배달하고 받는 수입은 600~700원대다. 또 국내 택배단가는 2000원대로 미국 1만원, 일본 7000원과 비교해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선 요금인상이 절실하다.

그들은 보통 아침 7시부터 일을 시작해 밤 9시까지 일하는 것은 기본이고 물량이 많을 때는 자정까지도 일한다. 하루 배송량은 대략 200개 정도로 24시간이 모자라는 살인적인 업무 강도다.

그런데 아이러니한건 택배기사들은 회사 소속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말이 좋아 개인사업자이지 그들은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에 노동력까지 착취당하고 있다.

게다가 차량 유지비, 유류비, 통신비, 보험료 등을 제하고 난 후 그들이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150만원 남짓. 택배기사들이 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잦은 이직을 하는지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택배기사들이 가장 고통을 호소하는 부분은 각종 패널티 제도다. 배달이 늦어지면 기본적인 물건 값을 기사들에게 부과하고 배송할 물건을 스캔하는데 누락될 때마다 패널티를 준다. 그야말로 택배기사 뒤에 숨어 막강한 힘을 자랑하는 대형기업들만 배불리는 셈이다.

지난해 5월 CJ대한통운의 택배기사들이 배송수수료 등을 놓고 2주 동안 파업을 벌였고, 우체국 택배기사들도 위탁택배조합을 만들어 전면파업에 들어간 바 있다. 그러나 그 후에도 택배기사들의 처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택배 역시 고객과 얼굴을 마주하는 서비스업이다. 그러나 택배 기사들의 고된 노동에 비해 열악하기만 한 고용조건으로 어찌 여유를 바란단 말인가. 그들이 웃으면서 일할 수 있게 삶의 질 개선과 복지 향상에 더 힘쓰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