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SK텔레콤 내부거래 주주 이익 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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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SK텔레콤 내부거래 주주 이익 편취”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5.12.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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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최 회장 배불리는 부당지원 비판
<SK C&C 아웃소싱 계약 변경‘눈가리고 아웅’논란 / 최 회장→SK C&C→SK(주)→SK텔레콤→SK C&C 순환출자고리 존재 내부거래 부당 의혹 여전>

SK텔레콤이 SK C&C에 대한 IT아웃소싱 계약 조건을 개선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SKC&C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에 대한 부당지원이라는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SK텔레콤 이사회는 지난 7일 SK C&C와의 IT 아웃소싱 거래 구조를 유지, 보수만 맡도록 하는 시스템 관리 방식으로 변경해 3년 재계약 할 것을 결의하고, SK C&C가 보유하고 있는 IT 관련 자산을 487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아웃소싱 거래 금액을 줄이고, 거래가 산정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객관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 종전 거래방식에 비해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조건 개선을 위해 개최된 이사회에서 일부 사외이사들이 반대하는 진통을 겪었고 참여연대는 개선된 것이 없다며 비판하고 나서 부당지원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이번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SK C&C와의 거래구조를 개선하고 자사의 IT자산에 대한 소유권 강화차원에서 이같이 결의했다”면서 “계약방식 변경으로 SK C&C와의 계약규모가 기존에 비해 30% 감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거래 규모를 축소하고 일부 조건을 바꾸는 것으로는 부당내부거래의 위험을 줄일 수는 있을지언정 근본적 해결은 불가능하다” 고 비난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소장: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번 결정이 매우 실망스럽다” 며 “거래 금액을 축소하거나 IT 자산을 회수하는 것만으로는 우량 계열사가 SK C&C라는 비상장 기업을 통해 총수를 간접 지원한다는 의혹을 완전히 떨칠 수 없다” 고 주장했다. 또 “운영 및 유지보수 서비스 수수료만 지급함으로써 거래 금액을 줄인다 하더라도 차후에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은 언제든지 존재한다” 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최 회장 개인 소유 기업인 SK C&C가 SK텔레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급속히 성장하고 그 결과 애초 SK텔레콤의 주주에게 귀속돼야 할 이익을 최 회장이 편취하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다” 며 “최 회장 → SK C&C → SK(주) → SK텔레콤 → SK C&C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고리가 존재하는 한 내부거래의 부당성에 대한 의혹은 결코 해소될 수 없다” 고 강조했다.

사실 업계에서는 시작부터 SK텔레콤과 SK C&C간 거래를 두고 부당거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SKC&C는 최 회장이 지난 94년 SK(주)와 SK건설로부터 인수한 업체로,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최 회장 (44%) SK텔레콤 (30%) SK네트웍스 (15%) 그리고 기타 10~11%로 사실상 최 회장 개인소유의 회사로 평가받아 왔다.

SK C&C 는 98년 SK텔레콤을 비롯, 12개 계열사 IT 자산을 인수, 아웃소싱을 담당하며 급성장했고, 2001년에는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해운, SKC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주)지분 11.8%를 인수하며 사실상 지주회사의 위치를 확보했다.

이와 같이 최 회장이 계열사로부터 인수한 회사가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위치를 확보하게 되고 (수의계약 방식으로)계열사들의 전산 아웃소싱 계약을 통해 성장을 거듭하며 최 회장의 그룹 지배권 유지에 지원자 역할을 톡톡히 해 온 것이다.

1994년 28억원에 불과하던 SK C&C의 매출액은 10년 후인 2004년 9천388억원으로 엄청난 증가세를 보였고, 그 중 SK텔레콤에 대한 매출 비중이 무려 45.72%, 총 4천200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비상장 기업을 지배주주가 소유하고, 계열사가 내부거래를 통해 지원함으로써 미래의 기대 이익을 지배주주에게 넘겨주는 전형적인 '회사기회의 편취'사례로 보아 왔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SK텔레콤은 지난 98년 SKC&C에 넘겨줬던 IT 자산을 되돌려받고, 거래방식도 일괄적인 아웃소싱에서 유지보수 계약으로 변경해 규모를 줄인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 계약규모는 전산서비스 용역 수수료 2천900억원, 비품 및 기계장치 구매 1천266억원 등 총 4천200억원이었으나 이번 재계약에서는 내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최대 6천억원으로 축소했다.

SK텔레콤은 관계자는 "SK C&C와의 거래구조 개선 및 IT 직접관리 강화차원에서 결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C&C도 사외이사 수를 확대하고, 계열사외 수익원 발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일 이사회에서는 2명의 사외이사가 장기재계약에 반대 또는 기권했고, `재계약 조건을 다소 변경하는데 그치지 말고 SKC&C의 지분구조를 바꾸는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 이사회가 이런 실망스런 방안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 참여연대는 “SK C&C를 정점으로 계열사 순환출자를 통해 총수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그룹 지배구조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전제했기 때문이다” 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전제 하에서는 최 회장이 소유한 SK C&C 지분 44%를 계열사나 제3자에게 매각할 수도, SK텔레콤이 SK C&C와의 거래관계를 끊을 수도 없다” 며 “결국 차포 떼고 고민하다보니 단기적인 미봉책 외에는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SK C&C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SK텔레콤이 현재 최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SK C&C 지분을 매입하여 SK C&C를 100%로 자회사로 두어 회사기회의 편취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SK텔레콤은 이번 이사회를 통해 SK C&C와 재계약을 함으로써, 결국 근본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의지가 높지 않음을 보여준 것 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SK텔레콤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이익이 최 회장 개인 소유의 SK C&C 로 들어가, 안 그래도 포화상태인 최 회장의 배만 계속해서 불린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young@sisa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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