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차의 ‘포니’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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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의 ‘포니’가 주는 교훈
  • 이병우 기자
  • 승인 2014.12.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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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병우 기자] 최근 부쩍 늘어난 수입차 동호회에서 ‘수입차는 크락션 소리도 다르다’는 우스갯소리가 흘러 나온다.

실제 크락션 소리를 비교해 보면 수입차가 다소 ‘근엄한 사장님’의 저음 톤일 뿐 국산차와 별만 다르지 않다.

다소 과장된 말이지만 동호회의 우스갯소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국내 소비자들이 맹목적으로 수입차를 신뢰한다는 점이다. (이는 분명 브랜드 가치가 한몫했다.)

현대차는 국내 최고의 브랜드로서 최근 야심작 아슬란을 출시했다. 제네시스와 그랜져 사이 모델인 아슬란은 일명 ‘임원차’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고객들의 기대감이 컸지만 속을 들여다본 결과 초반 실적은 생각보다 부진했다.

11월까지 판매된 대수는 1559대에 불과하다. 사전 계약분을 포함하더라도 아직 5000여대를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아슬란뿐만 아니다. 기아차가 선보인 K시리즈의 끝판왕 ‘K9’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9은 11월까지 총 3984대를 판매했다. 이는 현대차 에쿠스의 8051대의 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K9은 지난 2월과 3월 각각 583대, 613대가 판매되며 부활의 조짐을 잠깐이나마 보였지만 6월 이후로는 400대 판매에도 못 미쳤다.

더욱이 현대·기아차의 K9은 미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가 아니다’라는 고객들의 인식이 팽배해 매달 판매량이 줄어 현재는 200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여기에 K9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농구 스타 르브론 제임스를 홍보대사로 영입하는 강수를 뒀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사실 K9은 국내 출시부터 BMW의 디자인 도용, 기술력의 문제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지 못한 ‘미운 오리 새끼’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그 아픔을 딛고 최근에는 세련미를 더한 디자인에 ‘V8(8기통) 타우 5.0 GDI’ 엔진을 탑재한 ‘퀀텀’ 모델을 내세우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소비자의 평가도 긍정적이며 판매량도 다시 느는 추세라 기대해 볼만하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사실 국내 차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70년대의 포니가 주는 교훈이 그랬다. 그 당시에 어느 누구 하나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자동차가 국내 도로를 누비고 다닐지 상상하지 못 했다.
더군다나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탑5’에 들 줄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현대차가 포니를 양산한지 불과 40년만에 110년의 전통을 가진 벤츠 등 독일의 명차들과 글로벌 톱5에 진입하며 국가의 위상도 드높였다.

이는 분명히 국산차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지적되고 있는 국산차의 연비 개선, 주행 성능, 안전·내구, 브랜드 가치 등을 개선해 나간다면 빠르면 수년 내에 국산차도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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