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연말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내년에는 ‘뭘 해먹고 살아야 하나’하는 고민들을 한다. 매년 연말만 되면 쏟아지는 내년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때문이다. 기업들도 똑같이 내년에 어떻게 한 해를 보내야할지 고민을 한다. ‘좋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보다 ‘내년에도 어려워’라는 말에 기업부터 소비자까지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갑을 닫고 있다.
이에 기업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삼성이다. 삼성은 비핵심사업인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 4개사를 한화에 매각하는 ‘빅딜’을 단행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의료기기 사업에서 철수한다는 소문이 돌만큼 수익성 문제가 크게 대두된 것이다. 삼성뿐만 아니라 포스코도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섰으며, 한진·동부·현대그룹 등도 자구안을 이행하고 있다.
연말 인사철에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찬바람이 불자 직장인들은 “IMF에 비견하기는 어렵지만 제2의 IMF인 것처럼 경기가 어려운 것 같다”면서 “부서 하나가 사라질 때마다 우리 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국민들이 소비를 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얘기하지만 소비자들은 필요하다면 언제든 자신의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허니버터칩’ 대란은 이를 잘 나타낸 예다.
국내 소비자들은 한국 제과업체들의 질소과자, 과대포장 등을 지적하며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좋은 수입과자로 시선을 돌렸지만, 허니버터칩이 출시되자 다시 국내 과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사재기 방지를 위한 1인 1봉지 판매 내용이 마트나 편의점에 공지됐고, 정가보다도 비싼 금액에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생겼다.
결국 기업들이 내년 어려운 경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허니버터칩과 같은 콘텐츠를 발굴해야하는 것이다. 글로벌 업황에 따라 기업들의 실적이 좌지우지되고는 하지만 불경기에도 좋은 혹은 필요한 콘텐츠는 선택을 받는다.
허니버터칩 같이 시장을 흔드는 제품이 나오기란 쉽지 않지만 기업들의 투자 없이는 더더욱 나올 수 없다. 경기가 어렵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투자를 강화하고, 꾸준한 수요가 창출될 수 있는 시장을 발굴, 선점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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