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김치’의 세계화, 중국의 파오차이 공정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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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김치’의 세계화, 중국의 파오차이 공정 넘다
  • 강태희 기자
  • 승인 2014.12.14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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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교육원 교수 김영일
▲ aT유통교육원 교수 김영일

[매일일보]한국김치는 2001년 7월 UN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로부터 국제식품으로 공인됐다. CODEX는 한국 배추김치를 주축으로 김치(Kimchi) 국제규격을 제정한 것이다. 이는 한국이 김치종주국이며, 김치는 韓國人만의 식품이 아닌 世界人의 식품임을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다.

국제식품인 김치의 종주국, 한국이 생산한 김치가 최근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그 가장 큰 요인은 최대 수출국인 일본에서 한국산 김치 소비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일 수출 감소의원인은 한․일간의 악화된 정치상황으로 인한 反韓 감정과 일본 현지에서 한국식 김치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고, 저가의 중국산 김치가 한국 김치시장을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을 제외하고는 유럽, 동남아, 오세아니아 등 신흥국 시장으로의 김치 수출은 최근 몇 년간 크게 증가하고 있어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진전되고 있다.

김치 수출은 CODEX 규격이 제정된 2001년 당시만 해도 6천8백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2004년에 신선식품 단일품목으로는 수출사상 최초로 1억 달러를 돌파했고, 그 후 기생충 알 파동 등으로 수출이 주춤하다가 2008년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2011년에 다시 1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12년에 1억 7백만 달러를 최고 정점으로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김치가 전 세계로 수출되는 국가 수는 크게 늘고 있다. 10만 달러 이상 수출되는 국가 수를 보면 김치 수출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8년 5개국이고, CODEX 국제규격이 제정된 2001년 9개국이던 것이 2012년에 30개 국으로 늘었다. 이는 국제식품인 ‘김치세계화’의 인상적인 약진이다. 수출액도 중요하지만 김치 食文化의 확산은 김치세계화의 첩경이기 때문이다. 500만 달러 이상 수출되는 국가가 50개국이면 김치세계화는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우리 김치업계와 유관기관 및 정부가 김치 세계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지원과 투자를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세계화 진척이 더딘 실정인데, 이는 이른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 공정과 무관치 않다. 중국은 2012년부터 한국김치 수입을 사실상 중단했다. 중국은 자국의 파오차이를 세계화하고자, 한국김치의 수출확대를 억제할 책략의 일환으로 자국 파오차이 위생규격을 김치에 그대로 적용하여 김치 100g당 30마리 이상의 대장균군(大腸菌群)이 검출되면 수입을 불허하고 있다.

세계인의 국제식품인 김치 수출을 확대하고,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종주국인 우리가 더욱 노력하여 보완해야 할 몇 과제가 있다. 첫째, 국제 학술세미나 개최를 확대하여 김치의 효능과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학술 논문발표를 통해 발효식품인 김치의 다이어트효과, 동맥경화 및 피부노화 억제, 항암효과 등을 널리 알려 세계인으로부터 김치의 과학적 우수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이는 학계의 몫이다.

둘째, 김치 식문화와 한국의 김장문화를 홍보하여야 한다. 김치는 CODEX가 공인한 국제식품이고, 김치 종주국인 한국만이 가진 3천년 역사의 김장문화가 2013년 UNESCO 인류무형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으며, 2008년 美 Health誌가 김치를 올리브유, 콩, 요구르트, 렌틸콩과 함께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한 우수식품임을 세계인에게 알려 자신의 건강증진을 위해 김치를 먹도록 홍보해야 한다.

셋째, 수출시장의 다변화다. 그동안 일본 위주의 수출에서 벗어나 유럽, 미국, 동남아, 중동, 중국 등으로의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한․중 FTA가 사실상 타결된 것을 계기로 거대시장 중국으로의 수출확대가 긴요하다. 중국이 자국의 파오차이 위생기준을 적용해 현재 수출이 중단된 상태이나 정부가 협상을 강화하여 미국, 홍콩, 일본 등처럼 중국도 국제식품기준인 김치CODEX 규격을 적용토록 강력히 촉구하여 김치 수출이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출제품의 다양화와 타 국산 유사 김치와의 차별화다. 그동안 일본인의 입맛에 맞게 단맛 나는 ‘막김치’ 수출 위주에서 탈피, 한국 정통 발효 김치, 숙성된 익은 김치, 김치찌개용 김치, 파김치, 갓김치 등을 수출해야 한다. 아울러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김치제품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 발효식품인 김치는 겉절이 형태인 일본의 기무치, 가열처리 절임채소인 중국의 파오차이와는 다르다. 김치는 요구르트, 치즈, 자우어그라우트 등과 함께 세계적인 발효식품이다. 따라서 타 국산 유사 김치와의 차별화가 절실하다. 김치는 국제식품으로 ‘발효 김치’, ‘살아있는 유산균’ 김치임을 강조(生, 活性乳酸菌)하고, 건강미용 식품이라는 인식의 차별화 마케팅이 절실하다.

현재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 수출되는 미완(未完)의 ‘김치세계화’를 넘어 김치의 우수성과 효능을 학계가 합심하여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수출확대와 함께 김치 식문화의 확산, 수출시장 다변화 등에 매진한다면 중국의 파오차이 공정을 넘어 국제식품인 김치가 세계인의 식탁에서 언제나 함께하는 ‘김치세계화’를 앞당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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