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잘먹고 잘사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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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잘먹고 잘사는 풍경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4.12.09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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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몇 년 전만해도 지하철과 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무료신문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현재처럼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기 전이라, 비슷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무료신문들은 직장인들의 출근길, 학생들의 등굣길을 함께 했다.

다양한 종류의 무료신문이 넘쳐나자 이를 수거해가는 노인들의 경쟁도 아침 출근길, 등굣길의 볼거리 중 하나였다.

그들은 사람들이 두고 내린 무료신문들을 수거해 고물상 등에 팔아 하루 생계를 유지하곤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무료신문들은 설 자리를 잃었고 노인들의 무료신문 수거경쟁도 이제는 사라진 풍경이 돼 버렸다.

세상이 급변하며 우리가 흔히 보던 풍경도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렸지만 먹고 사는 일에 대한 고충만큼은 변함없이 우리 곁을 지키고 있다.

사측의 부당한 처우에 대한 개선 요구,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 위한 고군분투, 부진한 실적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 등은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 우리 모두의 공통적인 고충이자 사라지지 않을 풍경이다.

우리들은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땀을 흘리지만 좋은 결과는 항상 모두에게 공평하지 않다. 누구는 웃고, 누구는 울먹이는 상황은 언제나 반복된다.

내가 열심히 살지 않았기 때문에 울먹이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패배감에 찌든 우리들 대부분의 일상은 아무리 땀 흘려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현실과 맞물려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한다.

날이 추워졌다. 부당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밖에서 떨고 있는 이들도 있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열심히 발품을 파는 이들도 있다.

이를 외면하고 있다면 뒤를 돌아보고, 아래를 훑어보고, 주변을 둘러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들이 잘되고 못되고는 우리 모두의 고민이고,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고충 역시 사라지지 않을 우리들의 공통적인 풍경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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