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환 미술관’ 논란…대구시 어디까지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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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미술관’ 논란…대구시 어디까지 가는가
  • 조용국 기자
  • 승인 2014.12.03 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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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자필 거부 의사 전달받고도 비밀로 하고 예산 편성…의회서 삭감
이우환 화백 “대구시와 시민, 상식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 토로해

 
[매일일보] 이우환 화백(사진)이 권영진 대구시장 앞으로 보낸 편지가 뒤 늦게 밝혀지면서 또 다른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이 편지에는 이 화백이 직접 손글씨로 미술관 건립에서 손을 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러나 대구시는 지금까지 이 편지를 공개하지 않은 채, 내년도 예산에 이우환 미술관 건립예산 48억원을 편성했다.

대구시의회는 여론 등의 이유로 건립예산 전액을 삭감했는데 이미 건립하지도 못할 예산을 삭감한 꼴이 됐다.

문제는 권영진 시장이 2일 대구시의회 확대의장단에 참석해 이우환 미술관 건립 무산에 대한 설명을 한 뒤 부시장과 문화체육국장이 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5~6명을 상대로 건립무산에 대한 공식발표를 했다.

지금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사업임에도 점심시간 직후에 기자실을 방문해 몇몇 기자에게 시의 공식입장을 발표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중론이다.

이 화백은 권 시장에게 “대구시와 시민은 상식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고 강하게 서운함을 내비치며 “대구시에 경악하고 실망해 이 이상 미술관 추진을 할 수 가 없다”고 통보했다.

이 편지는 이 화백이 직접 쓴 편지 두 장으로 지난 9월 29일 프랑스 파리에서 발송해 대구시에는 지난 10월 15일 도착했다.

편지에는 “이 편지는 공개를 전재로 쓰여진 것입니다”라며 작심하고 보내온 것 같았다.

▲ 이우환 화백이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더 이상 사업을 진행 할 수 없다"며 보낸 편지
이 화백은 “대구시가 애초부터 주체적으로 적극적으로 부탁했고 몇 번의 거절 끝에 이 일을 떠맡게 됐는데 지금은 남의 일처럼 시민앞에 세워놓고 설명해라, 해명해라, 밝혀라 라고 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적었다.

그는 또 “적극성을 보이고 떠밀어 줘도 버거운데 공개해서는 안 될 편지를 일언반구도 없이 반대자에게 공개하면서 저를 중상모략 범인취급하게 내버려 뒀다”며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각종신문, 인터넷 신문들이 진실을 외면한 악의에 찬 기사들은 당연히 시가 떠맡아야 할 일인데 왜 부탁받은 제가 당해야 합니까”라고 하소연 하며 “권력을 향해 휘들러야 할 칼을 비겁하게 배경도 힘도 저지른 일도 없는 작가에게 난도질하느냐”고 서운함을 보였다.

이 화백은 또 “설계를 맡은 안도다다오에게 전화로 보고 했다”며 “대구시는 안도사무실에 의뢰하고 약속한데로 설계비는 꼭 치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의 꿈과 정열을 믿고 쫒아 다녔지만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황에 몰리니 걸려든 내 잘못이라 생각한다”며 “저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고 신뢰도 잃었지만 할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시장님은 저와 시민 앞에 솔직히 입장과 소신을 밝히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우환 미술관은 297(국비 114억, 시비 183억)억원과 작품구입비 100억원을 들여 이우환 화백과 친분이 있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미술관을 지어 대구를 문화도시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전 김범일 시장이 추진하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과 작품구입비의 적절성 등 여러 가지 반대가 있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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