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케아는 성난 민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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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케아는 성난 민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4.11.20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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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국내 상륙 초읽기에 들어간 이케아가 성난 민심을 달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일본해 표기와 고가정책 논란 등으로 연일 도마에 오른 이케아가 그와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고도 진화는커녕 오히려 반감의 불씨만 지피고 있는 꼴이니 말이다.

이케아 코리아는 지난 19일 이케아 광명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의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개점 전부터 비난 여론에 봉착한 이케아가 매장이 완공되기도 전에 이례적으로 매장을 언론에 공개, 사측의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이케아는 한국 시장에 맞춘 가격을 책정하고 있는 만큼 제품가격을 낮추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동시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벽걸이 지도 제품과 관련해서도 리콜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물론 이날 자리에서 이케아는 공식 홈페이지와 북미·유럽 등지에서 판매 중인 장식용 세계지도에 ‘일본해’로 표기한 것과 관련 한국 소비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고, 나아가 수정방안이 있는 지 논의해보겠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소비자들의 화를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한 보여주기식 발언일 뿐,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시선이 더 강하다.

이케아가 국내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다음 달 18일 광명점 개점을 앞두고 예상되는 혼잡한 교통 문제에 대해서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데다, 중소업체와의 상생 등에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세우지 못하는 등 우왕좌왕 하는 모양새만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이케아의 경우 노동착취 의혹과 편법고용 논란 등으로 지난 달 국정감사에 출석,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한국은 호갱(호구 같은 고객이라는 뜻의 은어)’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흘러나올 정도로 이케아를 둘러싼 반감이 높아짐에따라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케아 제품 불매운동 조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국내 가구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란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이케아를 향한 여론의 표정은 냉담, 삐딱하기만 하다.

이케아가 연일 잡음을 일으킨 배경은 어쩌면 ‘소통의 부재’ 가 빚어낸 결과는 아니었을지. 세계 최대 가구기업이라는 화려한 타이틀에 비해 현지 정서나 여론을 살피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진출 초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케아가 이제라도 산적해 있는 문제들을 차근히 풀어갈 수 있기를. 소통이 중심이 되는 ‘가구공룡’의 행보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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