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통사가 다시 새겨야할 고객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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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통사가 다시 새겨야할 고객의 의미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4.11.18 10: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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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올 한해 이동통신 업계는 지난해 이상으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이통 업계 최대이슈가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였다면, 올 한해는 단연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후폭풍이다.

단통법은 이통 3사간 불법 보조금 경쟁을 뿌리 뽑고 소비자에게 공정하게 혜택을 돌려주겠다는 취지로 시행됐지만 오히려 온갖 단점만 부각되며 역풍을 맞고 표류 중이다.

기업의 이익에 위배되지 않기 위해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를 들고 나와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킨 정부의 셈법에 고개가 갸우뚱 거리지만 단통법은 여전히 표류 속 현재 진행형이다.

이통 업계와 소비자들이 단통법으로 시끄러운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철저히 외면 받으며 추운 겨울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비정규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불법적인 고용관계와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외침을 내뱉고 있지만 사측의 철저한 외면을 받고 있다.

SK브로드밴드 비정규 노동자들은 모 회사인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추위 속에서도 노숙을 불사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LG유플러스 전주 고객센터 상담원으로 일하던 이 모씨가 실적압박과 살인적인 노동강도에 따른 스트레스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양사 비정규 노동자들이 연일 투쟁을 이어가고 안타까운 사태까지 발생 됐지만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대응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집회 때마다 경찰을 동원해 사옥 주변 입구를 철저히 감싸며 대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파업에도 대체인력을 동원해 꿈쩍하지 않고 있다. 이럴 때 마다 이들이 잘 쓰는 표현이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이다.

힘들 때, 궁지에 몰렸을 때마다 동원되는 ‘고객’이라는 단어가 자사의 이익을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리는 노동자들의 처절한 외침에 대응하기 위해 동원될 만큼 이들은 현장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아쉬움이 없어 보인다.

평소 ‘고객’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비정규 노동자들의 외침을 외면하며 ‘고객’ 이라는 단어를 동원하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굳건한 모습을 보며 ‘불통’이 얼마나 여러 사람 괴롭게 하는지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외국 돌아다니며 글로벌 사업자와 악수하고 협업하는 일만이 회사 발전의 밑거름은 아니다. 안 보이는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의 고충을 들어주고 보듬어 주는 자세부터 바로 잡아야 튼튼하고 오래가는 회사의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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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캡 2014-11-20 10:56:56
정말 기가차고 원통한 기업이네여 참...저런기업이 내일이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