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와 한국기업 ④] 차이나 리스크 심화에 한국 경제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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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와 한국기업 ④] 차이나 리스크 심화에 한국 경제도 ‘흔들’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4.11.12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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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中 성장률 1%P 하락하면 韓 최대 0.17%P 둔화”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중국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중 무역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중국은 최근 경제 성숙과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등 구조적인 문제 탓에 최근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와 부채 비중이 급격히 늘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중국 경제 구조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현재 중국의 투자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7.3%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40.8%)보다 6.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민간의 부채는 GDP 대비 100% 내외에서 2013년에는 140%까지 늘어났다.

이런 상태에서 중국이 투자를 줄이게 되면 대중 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 기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대중국 수출품 중 중국 경제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의 비중은 71%며, 특히 중간재 형태로 수출돼 가공된 후 다시 중국 내수시장에 판매되는 상품은 55%에 달한다. 중국의 투자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수출 구조인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한국의 대중수출 장기둔화에 대비해야’ 보고서에 따르면 대 중국 수출증가율은 올해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동월대비 감소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9월까지 누계로는 전년 동기대비 0.7% 줄었다. 올해 한국의 전체 수출증가율(2.9%)이나 중국 수입증가율(1.2%) 보다 한결 낮은 수준이다.

이는 2001~2013년 간 연평균 대중수출증가율이 18.3%였고 2011년까지(2001년, 2009년 제외) 두자리수 증가율을 유지한 것과 비교할 때 눈에 띄게 위축된 추세다. 대 중국 수출 증가율은 2012년 0.1%, 지난해 8.6%에서 올해 마이너스로 전환하는 등 감소세가 뚜렷하다.

지 연구위원 역시 대 중국 수출 둔화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 중국의 경기둔화를 지목하고 있다. 중국은 경제성장률이 7%대로 떨어진 2012년부터 수출증가율이 급락했다. 2002~2011년 사이(2009년 제외) 수출증가율은 20% 이상이었지만 2012년 7.9%에서 올해(~9월)는 5.1%에 불과하다. 중국의 수출시장인 선진국 경기회복 지연, 2005년 이후 위안화 절상효과 누적, 임금상승으로 인한 저임금 매력 상실 등의 구조적 요인도 수출증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은 2010년부터 수출·투자 대신 내수소비가 주도하는 7%대 안정성장을 이루겠다는 이른바 ‘성장전략 전환’을 추진중으로, 내수 시장 중요도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이 부품 등을 중국에서 현지조달하면서 중간재 수출 경로도 좁아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중국에 투자한 대기업이 한국으로부터 부품이나 원자재를 조달하는 비중은 2005년 42.9%에서 2012년 29.9%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중일관계 반사이익이 소멸하고 그동안 누적된 엔저 효과가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 수출시장 최대 경쟁국인 일본의 경쟁력마저 강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기업의 중국 의존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2011~2013년 3년간 금융 및 공기업을 제외한 매출액 상위 200대 기업 중 해외 실적을 공시한 회사 38곳의 중국 매출은 총 145조15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의 중국 매출은 2011년 108조원에서 2012년 130조9000억원으로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 다시 145조원으로 늘었다. 2년만에 무려 34.6%(37조2800억원)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해당 기업들의 전체 매출 증가율인 19.9%를 웃도는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매출을 제외하면 이 대기업들의최근 2년간 매출 증가율은 17.1%까지 떨어진다.

200대 기업 중 SK이노베이션과 두산중공업 등 중국 매출을 따로 공시하지 않는 대기업을 모두 포함하면 전체 중국 매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추산된다.

정규철 KDI 연구위원은 “중국은 투자 비중이 여타 국가에서 관찰되기 어려운 수준까지 확대돼 있어 향후 투자 비중이 축소되는 반면 소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이 투자를 줄여 성장률이 1% 하락할 경우 우리 경제가 성장률이 최대 0.17%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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