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들킬까 두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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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들킬까 두려워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4.11.10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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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최근 이동통신3사의 지난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면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인해 이동통신사가 이득을 볼 것이라는 예상이 들어맞았다.

기업 입장에서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 좋은 일인게 당연하지만, 그동안 단통법에 대한 비난여론이 이통사에게도 이어졌기 때문에, 기뻐하는 모습을 들켜선 안되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5.9% 증가한 4조3675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SK네크웍스가 기존 운영하던 휴대폰 직영 매장 200여개를 인수, 멤버십 혜택 강화 등으로 마케팅비가 증가한 탓에 영업이익은 5366억원으로 2.7% 감소했다.

KT는 매출액 5조9556억원, 영업이익 33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9%, 8.9% 올랐다.

LG유플러스는 합병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줄어든 2조7618억원이었으나, 마케팅비 감소로 인해 영업이익이 17% 증가해 1745억을 달성했다.

이통사 3분기 호실적에 이어 4분기 실적에 대해서도 여전히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통법 시행, 마케팅비용 및 경쟁 완화, LTE보급률 상승 등에 따라 이통사들의 실적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이통사의 호실적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이미 줄곧 지속됐기 때문에 새삼 놀랍지 않다는 분위기다. 다만 이통사들은 좋아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처지에 놓였다.

그동안 “보조금이 줄었다는 소비자 체감과는 달리 전체 보조금 규모는 이전과 비슷하다”, “기존고객과 신규가입자 모두에게 보조금을 지급해야하기 때문에 마케팅비는 크게 줄지 않았다”, “보조금 외에 망 구축과 서비스 비용이 많이 들어 실적이 나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해왔기 때문에 실적과 관련해서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또 제조사의 단말 판매 급감, 이통유통협회의 대규모 집회, 소비자단체의 단통법 폐지 요구, 야당의 단통법 개정안 발의 등 여러 변수와 악재들이 즐비하고 있어, 이통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주변 눈치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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