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거래 '뚝' …거래공백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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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거래 '뚝' …거래공백 본격화
  • 김백선 기자
  • 승인 2014.10.19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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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아파트 매매도 한풀 꺾여
“강력한 추가 규제 완화와 후속 입법 등 조치 뒤따라야”

[매일일보 김백선 기자] 새 경제팀의 규제 완화 기조에 활기를 띠던 주택시장이 다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 아파트는 이미 이달 초부터 가격 하락이 가시화됐고 이달 초까지 활발하게 거래됐던 일반 아파트도 최근 들어 거래가 주춤하다.

전세 시장도 재건축 이주 단지 인근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물건 부족 현상은 여전하지만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서는 안정된 수준이어서 매매거래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막바지 가을 이사철이 무색할 정도로 매매시장에 거래 공백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이달 들어 2000만∼3000만원가량 호가가 하락했다.

이 아파트 시세는 112㎡의 경우 11억3000만∼11억5000만원, 115㎡는 11억9000만∼12억원 선이다.

서울 강남구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개포 주공1단지는 이달 들어 호가가 3000만∼4000만원씩 하락했지만 매수자가 거의 없다.

최근 재건축 사업으로 뜨겁게 달아오르던 서초구 반포·잠원 일대도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재건축 이주를 앞둔 한신 5차와 한양,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한신 6차 등이 최근까지 강세를 보였으나 이달 들어 거래가 주춤하다.

잠원동 양지공인 김영신 소장은 “연초부터 9월까지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 매수자들이 눈치를 보며 더이상 추격 매수를 하지 않는다”며 “최근 1∼2주 사이에 매수문의가 크게 줄어들면서 가격도 조금씩 밀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9·1대책의 최대 수혜지던 목동 일대도 거래가 끊겼다. 아직 호가는 유지되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형국이다.

신시가지 3단지 J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구입에 관심은 있는 듯한데 가격이 많이 오르다 보니 구매 열기는 확실히 식었다”며 “지금은 팔 사람도 금액을 낮추려 하지 않고 살 사람도 비싼 값에는 안 사려고 해 거래 공백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신천동 진주아파트 109㎡는 8억6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지만 사려는 사람이 없다.

인근 S공인 대표는 “시세보다 1000만원 낮은 금액에 살 사람은 있는데 매수·매도자 간의 호가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팔리지 않고 있다”며 “시세보다 싼 매물이 아니면 안 팔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거래가 이어지던 일반아파트 시장도 최근 가격이 오르면서 매수세가 줄고 있다.
돈암동 한진아파트 79㎡는 보름 전 2억4000만원에 팔린 뒤 추격 매수자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근 현대부동산 안미향 실장은 “전세가율이 높다 보니 전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된 경우도 많았는데 1∼2주 전부터 조용해졌다”며 “매도자들은 오른 가격에 팔려고 하는데 매수자들이 따라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택시장에 거래 공백이 본격화되면서 새 경제팀 출범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주택경기가 다시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거래 공백이 길어지면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출 수밖에 없고 집값도 하락한다.

전세 매물은 여전히 부족하지만 지난해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어 전세 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매매, 전셋값 모두 그 전 주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현안 법을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제 위기로 국내 경제도 위협받고 있어 부동산 투자·구매 심리는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국내외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불거지고 주가가 곤두박질 친 상황이어서 부동산 시장도 장담할 수 없다”며 “강력한 추가 규제 완화와 후속 입법 등의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어렵게 살려놓은 시장이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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