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로 실각설 등 확산되자 ‘소문불식’ 효과 생각한 듯”
비록 지팡이를 짚은 모습이기는 했지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이는 여러 컷의 사진은 김정은 제1위원장을 둘러싼 그동안의 루머들이 모두 억측에 불과한 것이었음을 대내외에 선언하는 효과를 냈고 여러 외신들도 앞다퉈 그의 재등장을 속보로 전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정은 제1위원장이 평양에 완공된 과학자 주택단지인 위성과학자주택지구를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관련 사진에서 김 제1위원장은 지팡이를 짚고 현지지도하는 모습을 드러냈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의 공개행보 재개에 “대외적으로 실각설이나 중병설을 불식시키는 것을 생각한 듯하다”며 이전까지 北최고 지도자의 보정구 사용 사진이 공개된 적이 없었던 만큼 “(완쾌가 되기 전에) 서둘러 나왔다는 얘기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대북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그동안 김정은의 건강이상설과 관련, △통풍 △발목 부상 △족저근막염 등 3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해 왔지만 어느 것도 명확하게 확인된 것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의사 등 전문가들은 통풍이 심해질 경우 심장에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고, 조부인 김일성이나 부친인 김정일도 심근경색을 겪은 가족력이 있어 정부도 주시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정은이 발목 부상이 맞을 경우 그 원인으로는 농구를 하다가 다쳤다는 얘기와 장성들을 데리고 군사훈련을 하던 중 시범을 보이다가 다쳤다는 얘기들이 나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루 전인 13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준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집권 후 처음으로 ‘5·24조치’ 문제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대북제재조치인 ‘5·24조치’는 그동안 북한이 그 해제를 절실하게 요구해왔던 것으로, 박 대통령은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원칙을 말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어제) 직접 얘기한 것은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정부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5·24 조치를 해제할 수 있다는”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