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광고계 ‘총아’, 재벌가의 길로 접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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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광고계 ‘총아’, 재벌가의 길로 접어드나
  • 정두리 기자
  • 승인 2014.10.1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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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정두리 기자]최근 두산그룹의 광고 계열사인 오리콤이 대형 인사를 터뜨리자 광고계는 물론 산업계가 한바탕 들썩였다. 바로 박용만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빅앤트 대표를 오리콤의 크리에이티브 총괄 CCO(Chief Creative Officer)로 앉힌 것.

과거 박서원 CCO는 두산가의 광고 부문은 전혀 손대지 않은 채 빅앤트의 독자적인 경영활동을 펼쳐왔다. 그야말로 재벌가의 후광을 박차고 광고계에 맨 몸으로 뛰어든 것이다.

빅앤트는 직원도 10여명 정도의 소수정예로 꾸려진 소규모 광고대행사로 알려져있다. 분명 여느 대기업 후계자들과는 다른 이색적인 행보다.

굳이 살펴보면 그는 두산베어스의 디자인 작업을 총괄하는 정도였다. 그만큼 박 CCO는 그룹과 거리를 두며 광고계에서 자신만의 실력을 입증하길 원했다.

이같은 자신감은 곧 결과로 드러났다. 광고계에서 ‘박서원’은 이미 유명인사다.

그는 한국인 최초로 국제 5대 광고제를 석권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유명세를 떨치며 3년 연속 뉴욕 원쇼 광고제 수상으로 주목받았다. 이후 빅앤트는 서울, 뉴욕, 베이징에 지사를 두며 회사를 점차 키워왔다.

그 사이 오리콤은 광고업계에서 총체적인 변화를 모색했다.

올해 오리콤은 전 조직을 광고·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합적으로 진행하는 IMC 체제로 전환하고, ‘IMC 아이디어 집단’으로서의 새 비전을 발표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광고회사라는 전통성을 가지고 있는 오리콤이 통합적 솔루션 회사로 변모하며 급변하는 광고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꾀한 것이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광고계에서 이미 검증된 박 CCO도 영입했다.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하던 박 CCO가 돌연 두산가로 입성했는지 정확한 사유는 모르겠으나, 사실 뜻밖이라고 하기에는 업계에서는 이미 이같은 가능성을 종종 예견했었다.

앞으로 박 CCO는 오리콤의 모든 광고 캠페인을 총괄하게 된다.

무엇보다 새로운 혁신을 외치던 오리콤이 박 CCO와 어떠한 궁합을 보일지 관건이다.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르나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두산가의 4세 경영의 신호탄이 올랐다는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젊고 글로벌한 이미지’의 획득이냐 ‘경영수업’의 시작이냐.

한때 ‘광고계의 총아’, ‘재벌가의 이단아’ 등 수많은 닉네임을 얻었던 박 CCO가 이제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어떤 영향력을 펼칠지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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