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상전벽해…
100년 기업도
몰락은 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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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전벽해…
100년 기업도
몰락은 한 순간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4.10.12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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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위기의 삼성전자, 돌파구는 있는가
⓶영원한 1등은 없다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디지털 상전벽해.” 21세기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은 ‘촌각’을 다투는 변화의 연속이다. 지난 2007년 스마트폰인 ‘아이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하며 왕좌에 오른 애플은 본격적인 ‘스마트’ 시대를 열었다. 이후 삼성전자가 갤럭시S·노트 시리즈를 앞세워 스마트폰 왕좌에 올랐고, 모든 전자 제품에 ‘스마트’가 입혀지며 스마트 기기 세상은 확대됐다. 애플이 스마트 시대를 열고 삼성전자가 이를 증폭시키는 동안 한 때 세계무대를 호령하던 전자·모바일 기업들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거나 도태되며 운신의 폭이 줄었다. 격변의 시대를 맞기에는 준비와 대처가 부족했던 탓이다. <편집자 주>

▲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 딜라이트 홍보관에서 소비자들이 최신작 갤럭시노트4를 체험해보고 있다. 갤럭시노트4는 역대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해줄 구원투수라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스마트폰에만 의존해온 삼성전자의 기형적 수익구조의 단면이기도 하다.
삼성, 갤러시S 시리즈로 세계 제패…국내외 도전에 지위 흔들
샤프·노키아·모토로라 등 스마트 시대 적응 실패 사례 교훈  

몰락과 쇠퇴의 길에 접어든 기업들과 달리 최근 몇 년간 세계시장을 호령하던 삼성전자도 조금씩 한계에 접어들고 있다. 위기와 변화를 인지하고 대처하며 새로움으로 승화시키는 승부수를 띄우지 못한다면 삼성전자도 한 순간에 몰락할수 있다.

‘카피캣’ 오명을 세계 1위로

혁신의 아이콘 애플은 지난 2007년 6월 아이폰을 출시했다. 아이폰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아이팟에 휴대전화, 카메라, GPS, 무선인터넷 기능을 합친 스마트폰으로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 열풍’을 불렀다.

이후 애플은 1년 주기로 새로운 아이폰을 내놓으며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아이폰으로 도배해 버렸다.

애플이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석권하며 승승장구하자 국내 전자업계 1위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11월 부랴부랴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제(OS) 기반의 ‘옴니아’라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국내 출시 5개월 만에 13만대를 팔며 선전하는 듯 했지만 이용자들에게 옴레기(옴니아+쓰레기)라는 비판을 받기에 이르렀다.

삼성전자가 옴니아의 실패로 고심할 때 아이폰은 계속 앞서 나갔다. 그러다 지난 2010년 6월 절치부심 끝에 구글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갤럭시S’ 라는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하기에 이른다.

갤럭시S는 옴니아에서 지적 받았던 OS와 애플리케이션(앱)에서의 단점을 보완하며 스마트폰 판매 세계 1위 삼성전자의 서막을 알렸다.

갤럭시S가 히트하자 삼성전자 역시 1년 주기로 갤럭시S 시리즈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갤럭시S 시리즈의 대히트는 패블릿(폰+태블릿) 스마트폰의 새 카테고리를 연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히트까지 견인하며 삼성전자는 애플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갤럭시S 시리즈 초기만 하더라도 삼성은 아이폰을 모방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을 들으며 현재도 애플과 각종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결국 제품 하나로 전 세계 고객들을 사로 잡았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애플의 본거지인 미국에서 처음으로 아이폰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36.2%로 1위에 등극했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넘어 세계 최고가 됐지만, 21세기 격변의 시대에 세계 최고에서 한순간에 내려온 기업들을 보면 삼성전자도 매순간이 위기나 다름 없다. 
 
LCD 제왕 ‘샤프’의 몰락

1912년 창립된 일본의 전자기업 ‘샤프’는 세계 액정표시장치(LCD) 산업의 선두주자였다. 지난 1953년 일본 제1호 TV를 생산했으며 1964년에는 세계 최초로 트랜지스터 계산기를 개발해 정보기술(IT) 사업을 촉발시키기도 했다.

1973년에는 소형 LCD를 최초로 실용화했고 1991년에는 일본 텐리에 LCD공장을 세워 LCD패널 양산 경쟁을 초래했다. 2001년에는 ‘21세기 TV’라는 타이틀을 내건 아쿠오스 브랜드를 처음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샤프는 지난 2000년에 매출 2조엔을 달성했고 2006~2007년에는 3조엔을 넘을 정도로 성장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최정점에서 영광의 시대를 누리던 ‘100년 기업’ 샤프는 한 순간에 바닥으로 추락했다.

LCD 패널 사업의 꽃을 피우기 위해 무리하게 공장 설립에 투자한 것이 화근이었다. 초기에 지은 공장에 대한 투자금을 뽑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후속 투자를 감행하며 화를 자초했다.

여기에 지난 2008년 불어닥친 리먼브러더스 쇼크로 세계 TV시장이 위축되고 엔화 가치가 오르기 시작했으며, 이 틈을 삼성· LG 등 경쟁사가 비집고 들어와 샤프의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했다.

일본의 자존심 소니와 파나소닉 역시 점차 세계 시장과 격차가 벌어지며 옛 명성을 잃었다.

과거형이 된 ‘노키아·모토로라’

한 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양분했던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몰락도 스마트 시대의 빨라진 호흡을 견뎌내기 쉽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던 노키아는 지난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인수됐다.

노키아와 함께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장악했던 모토로라 역시 구글에 인수됐고, 현재는 중국 기업인 레노버가 다시 모토로라의 휴대전화 사업부문 인수에 나섰다.

일반 휴대전화 시절만 하더라도 모토로라와 노키아는 세계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며 선도기업으로 분류됐던 기업이다.

그러나 빠르게 진화하는 업계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며 추락을 거듭하다 결국 IT 공룡 기업에 각각 흡수됐다. 구글과 MS가 각각 모토로라와 노키아를 인수한 것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글로벌 IT 업계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 같은 교훈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도 현재 생태계를 빠르게 따라가지 못할 경우 한 순간에 몰락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 스마트폰 갤럭시S·노트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중흥기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대내외적 정세 변화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1년 전 이들의 글로벌 점유율 합계는 13%에 불과했지만 1년새 2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들의 질주에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애플은 궁지에 몰렸다. 지난 8월 삼성전자(22.3%)와 애플(11.4%)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더하면 33.7%다.

양사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6월 39.9%를 나타내며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40%를 밑돌았다. 이후 7월 35.1%, 8월 33.7%로 계속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애플보다 삼성전자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지난 7월과 8월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추이를 살펴보면 애플은 11.6%에서 11.4%로 0.2%포인트 떨어진 반면, 삼성전자는 23.5%에서 22.3%로 1.2%포인트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미국(27%)과 중국(10%)에서 삼성전자의 8월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전월보다 각각 10%포인트, 4%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6월까지 중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8월에는 레노버, 화웨이, 샤오미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8월 공시된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도 국제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입지가 다소 주춤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의 주요 제품인 휴대전화는 올 상반기 점유율이 24.9%로 지난해(26.8%)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2012년(25.1%)과 비교해도 약간 모자란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부터 보급형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신규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짰지만 중국 기업들의 무서운 상승세에 이후 실적도 장담 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최근 몇 년 간 삼성전자의 실적 호황을 주도하던 IM부문 의존도가 아직도 개선되지 않은 점은 삼성전자의 위기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방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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