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붕괴...‘길 잃은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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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선 붕괴...‘길 잃은 증시’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4.10.0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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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강세로 외국인 차익실현 물량에 실적 우려 겹쳐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에 코스피 2000선이 무너졌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28.55포인트(1.41%) 내린 1991.5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6.23포인트(1.09%) 내린 566.99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장중 20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7월14일 이후 약 2개월 반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달러 강세 현상으로 외국인들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과 기대를 밑돌고 있는 기업실적과 경기지표 등을 꼽았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주가가 바닥에 도달했다는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고,"시장 전반에 대한 실적 불신도 여전하다”며 “불확실성으로 이번 달 증시는 혼조세 또는 조정세 연장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코스피가 2000선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정책 모멘텀의 약화 역시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내외 복합 악재가 부각되고 있지만 주요한 원인은 정부 정책 모멘텀의 약화와 실적 우려”라며 “배당 확대 기대감 약화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시기적으로는 이 같은 혼조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외국인 매도세가 최근 10일간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 9개월간 외국인이 순매수를 보인 것을 감안했을 때 (외국인이) 한번 방향성을 정하면 오래간다고 봐야한다”며 지수가 1900선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코스피 하락세는 추세적 하락이 아닌 박스권 하단으로 이동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박용명 한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달러 강세일 때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좋았던 적이 없다”면서도 “달러 강세는 결국 수출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미국의 경기 회복은 글로벌 경제에 호재기 때문에 지수가 크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최근 하락세는 국내 증시가 크게 빠진다는 개념보다는 시장이 방향성을 잃고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것”이라며 “이를 벗어나기 위한 가장 큰 동력으로 기대하는 건 정부 정책인데 이 역시도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박 CIO는 “최근 외국인 투자자는 정부의 배당정책을 통한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기대했는데 현대차의 한전부지 매입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배당정책 기대가 많이 줄었다”며 “밸류에이션 기대가 줄어든 상황에서 달러 강세까지 가세하면서 외국인 수급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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