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욕! 왜 먹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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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왜 먹고 싶을까?
  • 김경식 기자
  • 승인 2005.1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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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이 비워질 때도 배고픔의 감각이 유발

[매일일보] 인간에게는 세 가지 거의 본능에 가까운 욕심이 있다고 한다. 그 중 첫 번째가 식욕이고 그 다음이 성욕이며 마지막이 권력욕이라고 한다.

세 번째의 권력욕은 본능에 가까운지 모르겠으나 처음 두 종류의 욕심은 본능에 가까운 것이 아니라 본능적 욕심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인체의 구조를 전공하는 의학자로서의 전문적 견해다.

생명유지라는 명제의 절대절명의 전제조건

성욕은 끝없이 이어져야 하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결코 선택적 사항일 수 없음을 충분히 이해한다. 같은 맥락에서 식욕도 마찬가지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 생각해 보면 가장 본능적이어야 할 욕심이 식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삶을 돌아보아도 성욕의 경우 출산이 가장 중요한 때인 결혼을 전후한 몇 년이 절정이고 그 이전과 이 이후는 아무래도 본능적으로 왕성하게 작동되지 않음을 고려해 볼 때 식욕보다는 그 본능 면에서 후 순위라고 해야 옳을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 식욕은 생명유지라는 명제의 절체절명의 전제조건이기 때문일 것이다. 즉, 어린 아이나 노인이나 한 순간이라도 생명유지를 위해 먹는 일을 멈출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갓 태어난 아이가 우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배고픔이라는 소아과 의사의 지적을 거론할 것도 없이 아이를 나서 키워 본 부모라면 누구나 경험을 통해서 잘 안다. 갓난아이의 울음의 치료책은 엄마의 젖을 물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결국 조물주는 생명체로 하여금 생명유지를 위해 본능적으로 무언가 먹을 것을 찾게 만들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 전에 체내에서 무언가 신호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다름 아닌 배고픔인 것이다.

해부학적으로 배고픔의 감각은 내장감각에 속한다(통증이나 온도감각, 또는 접촉감 등은 체성감각이라 함). 이 배고픔의 감각을 지휘하는 상위 신경계는 시상하부에 위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로, ‘흡식중추’가 바로 그것이다.

흡식중추에 존재하는 센서에 배고픔의 자극이 전달되면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다. 배고픔의 자극을 유발하는 인자에는 무엇이 있을까? 제일 중요한 것으로 혈당을 들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 몸에서는 혈당이 정확하게 측정되어 시상하부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불행한 것은 혈당이 너무 높을 때 그 정보를 개체에게 알려 주어 그 위험성을 알려 주지 못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마도 그 일은 섭식중추의 일이 아니고 다른 계통(내분비계통)의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철저하게 그 역할이 분할되어 있는 우리몸의 체계를 고려해 보면 이상할 것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결국 배고픔을 유발하기 위해 흡식중추에 보고되는 혈당 정보는 정상보다 낮은 혈당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낮은 혈당이 센서를 자극하여 배고픔의 감각유발로 이어진다고 보면 될 것이다. 물론 높은 혈당은 반대로 섭식중추를 억제하고 또 같은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다른 중추인 포만중추를 자극하여 더 이상 먹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게 한다.

또 하나 중요한 섭식중추의 자극은 위장의 상태에 의해서 배고픔의 감각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음식이 위장에 들어가면 2~3시간을 머무르면서 소화되기 쉬운 상태로 변화되는데 그 변화 후에 서서히 소장으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순서로 이동되는데 이 이동이 완료되어 위장이 비워질 때도 배고픔의 감각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현상은 굳이 알려져 있지 않더라도 우리가 삶 속에서 흔히 경험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돌아보면 수 십 년을 매일 거의 세 끼씩 한 끼도 거루지 않고 먹고 살아 왔지만 건강한 평소에는 음식의 맛있음에 질려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음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보통의 체내 반응이 소위 실무율이 작용하여 점차 반복되어질수록 그 역치가 높아짐으로 수 십 년쯤 반복하면 음식에 대한 탐욕이 사라질 법도 한데 결코 그렇지 않도록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먹는 것이야 말로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왕재/서울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 기사출처: 건강과 생명 www.health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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