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올 겨울 본격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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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올 겨울 본격 행보’
  • 매일일보
  • 승인 2005.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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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도 만나고 강연도 하고..

정치적 행보를 자제해왔던 고건 전 총리의 행보가 최근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6일과 10일에는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했으며 경주의 반월성에서 봉행된 신라김씨 12위 대왕 추향대제에 초헌관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지난 17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해 정치적 해석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대권을 꿈꾸고 있는 고 전 총리가 호남지역을 중심으로한 DJ의 전통적 지지세력을 포섭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이 구속된 시점에서 DJ를 방문한 것은 고 전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과 확실한 선을 긋기 위함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고건 전 총리측에서는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고건 전 총리 김덕봉 전 비서관은 "건강이 안좋다는 말을 듣고 2주전 면담을 요청했더니 날짜를 세개 제시하더라. 어제가 마지말 날짜였다"며 "국민회의의 공천으로 서울시장을 지내는 등 DJ와 개인적 인연도 깊고 다음달 1일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연설문도 얻고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 찾아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건 발 정계개편론'을 거론하며 고 전 총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민주당 신중식 의원은 "인간적 관계 등으로 인해 방문한 이유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플러스 요인이 있겠지"라며 "호남쪽과 DJ를 지지하는 세력, 남북화해 교류를 주장하는 세력, 수도권의 절대적인 지지층을 겨냥한 다목적으로 봐야 되겠지"라고 정치적 의미를 부정하지 않았다.

고 전 총리는 그동안 대학 강연 요청을 거절해 왔으나 오는 23일 연세대학교 리더십센터 초청으로 '21세기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첫 강연에 나선다.

정치인들이 보통 강연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정치활동을 본격 시작하는 것으로 비춰볼 때 이번 강연은 그 의미가 크다.

다음달 1일에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도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에 관해서 강연한다.

김덕봉 전 비서관은 "지난해 5월 총리직을 그만두고 대학의 요청이 끊이질 않았으나 계속 거절해 왔었다"며 "이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계속해서 미룰 수도 없고 해서 강연을 하면서 젊은 세대들과 대화도 하고, 보고 듣고 느끼고 하면서 본인이 이 시대에 자기 역할이 무엇인지 찾아가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신중식 "DJ면담, 지지층 겨냥한 다목적"

"내년 초 노대통령 미래구상 발표 이전이나 이후 정치활동 선언 있을 듯"
"정당선택이나 창당은 지방선거 이후.."

이와같은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고 전 총리가 내년 초쯤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김용정 다산연구소 이사(고문 고건)는 "본인이 우선 뭔가 결심을 해야 하는데 대선문제로 국가적 에너지가 낭비되면 안된다는 기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번도 이야기를 한적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반면 신중식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내년초 미래구상을 밝히겠다고 했기 때문에 일단 그 내용을 지켜보고 공식적인 선언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그 이전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 뒤 "그러나 정당의 선택이랄지 창당이랄지 그런 부분은 지방선거 이후로 미룰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신중식 의원은 임동원. 신건 두 전직국정원장 구속으로 인한 'DJ와 노무현의 관계악화'는 고건 전 총리를 중심으로 친노세력을 제외한 중도세력의 대통합이 이뤄질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의원은 "이미 DJ와 노무현, 친노세력과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과 통합을 주장하고 고건 전 총리를 끌어들어야 한다고 보는 열린우리당 호남권, 수도권 일부 의원들이 위기 의식을 느낄 것이고 이들을 중심으로 중도개혁세력이 재결집될 것"이라고 강조한 뒤 "노무현 대통령이 이를 막고 있으나 지방선거, 대선과정 등에서 엄청난 소용돌이가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희원 기자 (폴리뉴스/(구)e윈컴정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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