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부동산 시장 규제완화가 ‘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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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동산 시장 규제완화가 ‘답’인가
  • 김형석 기자
  • 승인 2014.08.18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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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부동산부 김형석 기자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지난달 16일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동안 최경환 부총리는 부동산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의 부동산대출규제 완화를 전면에 내세웠다.

최 부총리의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요동을 쳤다. 하락세와 보합세를 보이던 매매시장이 다시 오름세를 보인 것.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 값은 5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전주보다 0.05% 증가했다. 이는 지난 3월 14일(0.0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신도시도 0.03% 상승해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기·인천도 전주보다 0.02% 올랐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이면서 한 달 동안 아파트 매매시가가 크게 올랐다”며 “지난주만 해도 개포동 주공1단지, 주공3단지 등이 200만원~1000만원가량 오르면서 시장에서는 나왔던 일부 물량까지 회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기대감은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다.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이 전국의 부동산 전문가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도권 전문가의 78.1%가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것. 새 경제팀의 부동산 정책이 자신이 속한 지역의 주택 매매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묻는 질문이었다.

반면 수도권 집값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은 15.6%, 하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6.3%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직 부동산시장이 활성화 단계로 돌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많다. 최근 아파트시세가 많이 오른 수도권 지역도 실거래는 많지 않고 매도자의 기대감에 호가만 상승하고 있다는 것.

실제 지난주 200만원~1000만원가량 매매값이 상승한 강남 개포동 주공1단지, 주공3단지 등도 매수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매물이 회수되거나 가격이 올라 실제 거래량은 적었다.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재개발 갈등도 잠재적 위험요소의 하나다.

광명·철산동 일대 23개 주택 재개발 지역을 묶어 추진하려던 경기도 광명뉴타운 사업의 경우 이미 11개 구역이 주민 요청에 따라 지정 해제된 데 이어 나머지 12개 가운데 6곳 주민들도 지정 해제를 신청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규제완화에만 집중돼서는 안된다. 한 달 동안 부풀었던 기대감이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그 후폭풍은 대책을 내놓기 전 상황보다 후퇴할 수도 있다. 이제는 구체적인 실행내용과 속도감 있는 경제정책 추진을 바탕으로 수요를 지속적으로 유입시킬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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