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이야기]경제위기가 만들어낸 전쟁기계 '히틀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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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야기]경제위기가 만들어낸 전쟁기계 '히틀러' (3)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8.10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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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관점에서 본 정치체제의 변화

[매일일보] 부를 재분배하는 하이퍼 인플레

하이퍼 인플레 상에서는 돈의 가치는 점점 없어진다. 그러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돈 뿐만 아니라 국채, 예금, 연금, 생명보험 등 명목으로 가치가 고정되어 있는 모든 것은 시간과 함께 그 가치를 잃어간다. 예금이나 연금, 보험만을 의지하며 살고 있는 고령자 들의 생활은 완전히 파괴되고 말았다.

퇴직 후의 연금을 위해 묵묵히 몇 십 년을 일해온 노동자들은 갑작스레 무일푼의 신세가 되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나라가 발행하는 국채라서 안심하고 투자했던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국채가 종이보다 가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망연자실했다.

하이퍼 인플레에 의해 무일푼의 신세가 된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막대한 부를 축척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하이퍼 인플레율이 정확하게 계산되지 않았을 당시에 돈을 빌렸던 사람들이다.

이틀 만에 물가가 두 배가 될 때는 오늘 1만원을 빌려 물건을 산 사람은 이틀 후에 그 물건을 팔면 2만원이 된다. 이틀간의 금리가 예를 들어 10퍼센트라는 높은 이자율이라고 쳐도, 이자는 1,000원밖에는 되지 않으니 빌린 사람은 이자를 주고도 9,000원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단 이틀 만에 90퍼센트의 이익을 올릴 수 있다. 빌리면 빌릴수록 이익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역으로 예금이나 국채를 구입하여 연금 보험료 등을 지불하는 자금의 공급자는 이틀 후에 이자를 받아도 이틀 전의 반밖에는 물건을 구매할 수 없다.

하이퍼 인플레는 이와 같이 부를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재분배한다. 하이퍼 인플레로 가장 커다란 손해를 보는 사람은 열심히 착실하게 일한 사람들이었다.

역으로 큰 이익을 본 사람들은 돈을 빌려 토지를 비롯한 상품에 투자한 투기꾼 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분배의 불평등과 경제적 안전성의 상실은 정치체제를 뒤흔들어 놓게 되어 있다. 사람들은 정치적인 자유와 민주주의 보다 더 “법과 질서”를 외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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