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성남시장 친인척 특혜의혹에 유탄 맞은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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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성남시장 친인척 특혜의혹에 유탄 맞은 사연
  • 황동진 기자
  • 승인 2009.12.10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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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까?

현대건설, 성남시 이대엽 시장 친인척기업에 하도급 줘 특혜의혹 ‘모락모락’
구체적인 입찰 절차와 내부 규정 밝히지 않아…현대건설, 적극적 해명 절실
 


▲ 현대건설 계동사옥.
[매일일보=황동진 기자] 현대건설이 때아닌 특혜 의혹에 휘말려 난감해하고 있다. 최근 성남시 이대엽 시장의 친인척 특혜의혹 사건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성남시 신청사 건립 시공사인 현대건설 역시 시장의 조카 아들이 대표로 있는 (주)도시와나무란 조경업체에 하도급을 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뒷말을 낳고 있다. 쉽게 말해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의 이같은 의심스런 눈초리에 현대건설은 적잖이 당황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내부규정에 의한 공정한 경쟁 입찰을 통해 하도급을 줬을 뿐인데, 현재 구설수에 올라와 있는 성남시장과 관계된 친인척 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현대건설까지 싸잡아 특혜 운운하는 것에 상당히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매일일보>이 현대건설의 억울한 사연을 들어봤다.
 

성남시 신청사 건립은 처음부터 잡음이 많았다. 3220억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공적자금이 투입된 신청사는 당초 초호화 청사 건립이라는 비난 여론이 쇄도했다. 또 완공이후에도 이대엽 성남시장의 집무실이 시장이라는 직위에 어울리지 않게 너무 호화스러운 것이 아니냐는 질타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 시장은 지역 주민들의 극심한 반발에도 불구,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입을 닫아버렸다. 때문에 신청사 건립을 둘러싸고 각종 비리·특혜의혹이 줄기차게 제기되기에 이르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

이 중에서도 이 시장의 친인척 특혜 의혹이 최근 새로이 제기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 시장이 성남시에서 발주한 관급공사를 친인척들에게 몰아줬다는 것. 특히 신청사 건립공사 과정에서도 이 시장의 조카 아들이 대표로 있는 조경업체가 공사를 맡았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성남시 신청사.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신청사 건립 시공사인 현대건설에게까지 불똥이 튀었다는 점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현대건설은 신청사 건립 과정에서 전체 조경공사 중 일부분을 이 시장의 조카 아들인 이모(35)씨가 대표로 있는 (주)도시와나무란 조경업체에 맡겼다. 수주금액은 17억5천만원 상당.

때문에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 시장의 친인척 특혜 의혹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하려는 시각마저 생겨나고 있다. 현대건설이 이씨가 성남시장의 조카 아들임을 고려해 특혜를 줬다는 것.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같은 일각의 시각에 난감함과 동시에 적잖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현대건설 측은 “현대건설은 (주)도시와나무가 이 시장과 관련된 업체인 줄도 몰랐을 뿐더러 내부규정에 의한 공정한 전자입찰을 통해 하도급을 준 것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입찰 절차나 내부규정을 밝히지 않아, 일각의 의혹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수의계약을 제외하고 대부분 하도급을 줄 시 자체 전자시스템인 협업시스템(Hi-Partner)을 통해 경쟁입찰을 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현대건설의 협력업체로 등록된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 여기서 현대건설의 협력업체에 등록되기는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신용등급, 공사실적, 수주능력, 재무제표 등 전반적인 사항을 꼼꼼히 살핀 후 최종 심의를 통과해야만이 비로소 현대건설의 협력업체로 선정·등록된다.

이러한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는 이유는 부실한 협력업체를 1차적으로 걸러냄으로써, 향후 부실공사로 이어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함이다.

이를 볼 때 이 시장의 조카 아들이 대표로 있는 (주)도시와나무가 과연 현대건설의 까다로운 협력업체 등록 절차를 통과해, 전자입찰에 참여, 수주를 할 수 있었겠냐는 점이 의문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도시와나무는 1992년 석유류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서 조경사업을 시작한 지는 불과 3년 채 안된다. 현대건설이 협력업체의 신용을 평가하기 위해 주로 참고한다는 한국기업데이터(KED)의 기업신용분석보고서등을 보면, 이 회사는 2007년 매출이 1억8천5백만원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와 올해에는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즉, 이를 종합해보면 도시와나무가 현대건설의 까다로운 협력업체 등록 절차를 통과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을 것이란 시각이다.

이에 대해 도시와나무 이모 대표는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현대건설로부터 조경공사 일부분을 하도급받은 것은 전자입찰을 통해 받은 것이 맞다”며 “도시와나무가 조경사업을 시작한지는 비록 얼마 안됐지만,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의 공사실적이 좋아 현대건설 현장 관계자의 추천에 의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2월경, 우리와 다른 조경업체 3곳이 함께 현대건설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갖는 등 합당한 절차를 거쳐 수주하게 됐다”며 “단지,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성남시장과 친인척관계에 있다고해서 무슨 특혜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토로했다. 

현대건설 적극적인 해명 필요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 여전히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도시와나무가 조경사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성남시의 관급공사를 잇따라 수주한 것 또한 특혜가 아니냐는 것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현대건설이 이번 논란에서 자유로워지려면 좀 더 적극적인 해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검찰이 이번 성남시장의 친인척 특혜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과연 현대건설까지 불통이 튈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한편, 수원지검 특수1부는 경기 성남지역 건설관련 업체가 공사 수주 과정에서 성남시를 상대로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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