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불통 대한민국’…민심 잃은 국가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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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불통 대한민국’…민심 잃은 국가의 미래는?
  • 나태용 기자
  • 승인 2014.07.28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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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사회부 나태용 기자
[매일일보 나태용 기자] 민심을 잃어버린 국가는 오래가지 못하고 무너진다.

이는 과거의 많은 사료가 그동안 입증한 역사의 법칙으로, 고구려·백제·신라가 그랬고 고려 역시 같은 수순을 밟았으며 일제에 국권을 강탈당한 조선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보면 이러한 과거 역사를 되풀이 하는 것 같아 보일 때가 많다.

세월호 참사로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정부의 무능력한 사고 대책 수행 능력과 최근 국회에서 치열하게 벌어지는 ‘그들만의 리그’는 보는 이들의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다.

특히 장기간 도피 중일 것으로 예상되고 검경 수사당국도 반드시 체포하겠다고 공언했던 세월호 실소유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깜짝 변사체 발견’ 소식을 대하는 의심어린 시선들은 국민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의 끈을 이미 진작에 놓았음을 시사하는 장면이다.

자력 탈출자 외에는 ‘구조자 0명’이라는 유래 없는 참사와 검·경은 물론 군까지 동원하면서 누적인원 140만명이란 대대적인 병력을 투입하고도 얻은 성과가 이미 반백골이 된 유병언의 변사체라는 사실은 국민의 지탄을 받기에 충분했다.

‘유병언 검거 실패’는 사실 지엽적인 문제일 수 있다. 국가 최고권력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성역 없는 조사를 위해 모든 지원을 다 하겠다’는 눈물담긴 약속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사고 후속대책 마련에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 TF팀에 전권을, 권한을 더 드리기로 했다”며 “TF팀이 최대한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도록 독려할 생각”이라고 다짐했지만 이마저 ‘떠넘기기’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정도는 극심한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에도 그리고 그 이후에도 인재(人災)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대형 참사가 잊을만하면 한 번씩 일어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정치권 그 어디에도 이를 책임지고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지도자는 보이지 않는다.

이에 국민들은 ‘한국에서 살기 싫다’, ‘신뢰 잃은 불통민국’, ‘한국이 그렇지 뭐’라며 나라에 대한 애정을 잃어버리고 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에서 누누이 이야기하고 있듯이 국민이 바라는 것은 오직 ‘신뢰할 수 있는 진실’ 하나이다. 지금같이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박근혜 정부와 국회는 잘못을 인지하고 대책에 나서야 할 때다.

수많은 역사가 기억하듯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국가, 국민이 더 이상 살고 싶어 하지 않는 국가의 미래는 더 이상 없다. 국가의 머리인 정치권과 정부, 대통령은 ‘제 얼굴에 침 뱉기’가 아닌 ‘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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