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모든 책임은 나에게, 윤리가 과학 못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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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모든 책임은 나에게, 윤리가 과학 못따라와'
  • 매일일보
  • 승인 2005.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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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 사퇴 - 연구원 난자제공 '거짓답변'

황우석 교수는 24일 오후 2시 난자의혹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황 교수는 연구원 난자제공은 제공 이후 2004년 5월 네이처지 기자를 통해 사후 확인했지만 제공 연구원이 강력히 프라이버시를 요구해와 네이처지에 거짓답변을 했으며, 미즈메디 병원 난자제공자에 대한 보상금과 관련해서는 2005년 10월 모 방송국 보도 이후 알았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 모든 논란과 파문의 책임은 전적으로 저에게 있다.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며"국민여러분과 국내외 과학계에 심려를 끼쳐드린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국민여러분의 어떤 질책과 비판, 충고도 달게 받겠다"고 사죄했다.

황교수는 "국민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속죄하기 위해 오늘부터 세계줄기세포허브 소장직을 비롯한 정부와 사회 각 단체의 모든 겸직을 사퇴한다"고 모든 공직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어 "현재의 심정으로는 연구직까지도 사퇴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지만 국민 여러분께서 그동안 보내줬던 따뜻한 성원과 난치병 환자들의 희망등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오로지 순수한 과학도로서의 길만 걷겠다"며 발표도중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줄기세포주 확립 성공과 맞춤형 줄기세포 보유,공급은 우리가 세계 유일"하다고 강조하며 "윤리가 과학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저희 연구도 이런 경우"라며 '국제윤리기준'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을 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도 이날 오전 황우석 연구팀의 난자파문과 관련 발표하면서 '인간존엄성에 대한 동서양의 윤리적 가치기준의 차이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며 '황교수는 법적, 윤리적 위배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여성연구원 난자제공, 제공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 요구에 네이처지에 거짓답변
- 그러나 황교수 40년전의 '헬싱키 선언 몰랐다'

황교수는 여성연구원 난자제공 의혹과 관련 "연구팀은 총 16명의 여성들이 난자를 제공했으며 그 중 242개 양질의 난자를 이용하여 1개의 줄기세포주를 만들었다"면서 "두명의 여성연구원의 난자를 기증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황교수는 두명의 여성연구원이 난자제공을 하겠다고 했지만 거절했는데 이후 이 연구원들이 난자제공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당시 제공자가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력히 요구해 네이처지에 '거짓 답변'을 했음을 시인했다.

황교수는 "돌이켜보면 당시 그 사실을 있는 대로 털어놓았다면 국민 여러분에게 지금같은 염려를 드리지 않아도 됐을 텐데 하는 후회가 든다"며 착잡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황 교수는 "난자가 많이 필요했을 때 연구에 참여 중이었던 한 여성 연구원이 제게 찾아와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 연구원이 아직 결혼도 하지않은 나이어린 대학원생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난자가 부족한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교수 입장에서 그 의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그 뒤에도 난자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이 난자를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두번 더 밝혔으나 저는 거절했고, 또 다른 여성 연구원 한명도 약 1개월 반 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 이후 "2004년 5월 <네이처> 기자가 연구팀의 연구원 중 한명이 난자를 제공했다고 밝혔다면서 제게 확인을 요청하였고 이때 두명의 연구원에게 물어 이분들이 난자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확인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난자제공이란 여성으로서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공개되길 원치 않는다고 제게 밝혔다"며 "저로서는 네이처 지에 당시에 본인은 몰랐지만 결국 연구원들의 난자가 제공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밝혔어야 했음에도 제공자 한명이 매우 강력히 프라이버시 보호를 요청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제공된 연구원 난자 때문에 윤리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이 답답하여 네이처지에 사실과 달리 답변했다"고 네이처지에 '거짓 답변'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황 교수는 네이처 등이 기준으로 삼고있는 국제윤리기준인 '헬싱키 선언'에 대해 황교수는 '잘 몰랐다'고 답했다. 헬싱키 선언은 연구원난자를 제공받지는데 '특별주의'를 요망한 세계의학협회의 윤리기준이다.

황교수는 "네이처지에서 전화를 걸어와서 물었지만 연구에 참여하는 연구자가 난자를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어긋난다는 것 자체를 몰랐다"며 "사실 나도 몰랐다. 1964년 헬싱키 선언이 있다는 것을 윤리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최근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는 거짓답변이 되었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40년전에 만들어진 '헬싱키 선언'을 세계 처음으로 시도하는 줄기세포 연구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윤리기준인지를 '모른 것'일뿐 '거짓답변'은 아니라는 것이 황교수의 해명이다.

미즈메디 병원 난자 보상금, 2005월 10월에 알았다
- 난자채취 기관과 실험기관은 엄격히 분리

두 번째 미즈메디 병원 난자제공과 관련해서는 황 교수는 "한두개의 난자에 대해 혹시 특별한 방법에 의해 조달되지 않았겠느냐는 의구심을 가졌지만 노이사장이 특유의 직선적이고 솔직담백한 답변으로 '별 문제 없는 난자라며 연구에 전념하라'고 말해 더 이상 확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교수는 실비제공 사실을 안 것은 "지난 2005년 10월말 모방송국의 프로그램 취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혔다며 저에게 전화를 해 와서 이를 알게 되었다"며 "결과적으로 본의 아니게 그러한 난자가 사용되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황교수는 "미즈메디 병원은 배아줄기세포 배양에 있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고 있었으며 불임 클리닉 운영을 통해 난자와 관련된 많은 경험이 축적되어 있었다"며 "이에 따라 난자획득도 가능하여 미즈메디는 난자획득과 배아줄기세포 배양 두부분을 책임지고 저희 연구팀은 체세포 핵이식 분야를 밭기로 역할 분담을 했다"면서 "노 이사장의 기여가 우리 연구에 필수적이었기 때문에 후일 특허권에 대한 지분도 공유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본의아니게 어려움을 겪고 있을 한양대학교기관윤리심의위원회와 미즈메디 병원 연구진들에게도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일문일답에서 이와관련 "나는 의사가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 난자 채취과정에 직접 관여할 수도 없고 그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자세히 참여할 수가 없었고, 또 하나는 원래 이런 실험을 하는데 있어 난자채취기관과 실험기관은 엄격히 분리되도록 규정돼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가 난자를 실험할 때는 아무런 정보가 없고 단지 고유번호만 있을 뿐"이라며 "이 난자가 어디서 왔는지 물어볼수도 없다. 노 이사장은 의사로서의 직무수행 중 얻게 된 환자의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는 분이이어서 이런걸 물어봤으면 나무램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직접 물어보지 못했다. 당신은 당신 몫이나 하면 된다는게 그분의 답이었다"고 말했다.

'윤리가 과학을 못따라와' '채찍과 돌팔매는 나에게 몰라달라'
'줄기세포주 확립 성공과 맞춤형 줄기세포 보유,공급은 우리가 세계 유일'

이렇게 상세한 경위를 설명한 후 황교수는 "저희 연구는 윤리규정이 과학을 뒷받침하지 못한 경우"라고 체세포줄기세포 연구 이전의 '윤리잣대'에 문제를 제기했다.

황 교수는 "세계 최초로 진행하는 저희 연구과정에서 현재 법규정이나 윤리항목에 비추어 볼때 과거 저희들에게 깊은 통찰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황교수는 "윤리와 과학은 인류문명을 이끌어가는 두 수레바퀴라고 생각한다"고 전제하면서 "과학연구는 윤리의 테두리 속에서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현실은 앞서가는 과학을 뒷받침하는 윤리규정이 마련되지 못하는 예가 드물지 않다. 저희들의 연구도 그와 같은 경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들의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은 국제적 윤리기준에 부합되도록 생명윤리학자들의 도움도 받았고 검증도 받았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현재 저희들이 수행하는 연구는 매단계마다 세계 최초로 진행되는 것이고, 이 때문에 저희 연구진들은 눈덮힌 들판에 처음 발자국을 남기는 심정으로 조심스럽게 연구를 행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환자유래 줄기세포주 확립에 성공한 나라는 저희밖에 없으며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를 보유, 공급할 수 있는 나라도 저희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더구나 황 교수는 '헬싱키 선언'에 대해 몰랐다고 말했다. 헬싱키 선언은 세계의학협회에서 1964년 만든 의학윤리기준으로 "인체를 이용한 시험에 있어서 의사는 피험자가 자기에게 어떤 기대를 거는 관계가 아닌지 또는 강제된 상황에서 실험 동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닌지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이 '특별한 주의'가 연구팀내에서 난자를 제공을 받으면 안된다는 강제기준인지에 대해서도 해석이 분분하다.

황교수는 "저는 이번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응하여 냉정하고 신중하게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며 "줄기세포 연구가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변함없이 성원을 보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거듭 국민들께 사죄한다면서 "만약 나무랄 게 있다면 그 채찍과 돌팔매는 저 하나로 몰아달라"고 말했다.

황교수는 "국민여러분이 과학과 과학자에 대해 지금처럼 따스한 마음과 바람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의 불길이 저의 미숙함과 옹졸함으로 모처럼 찾아온 이 기회를 상실하지 않을까 그것이 무엇보다도 걱정"이라며 "과학에 자기의 일생을 받쳐보겠다고 꿈을 갖고 왔던 어린이들에게 그 뜻이 제발 꺾여지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들과 정부와 언론인 여러분께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혜경 기자 (폴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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