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박지성이 있어야 ‘메시와 호날두’도 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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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박지성이 있어야 ‘메시와 호날두’도 긴장한다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4.07.17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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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현대그룹은 창업주인 故 정주영 회장의 지휘아래 오랫동안 국내 재계 서열 1위를 유지해 왔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는 현대그룹이 망하면 우리나라도 망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였다.

이후 국내 재계 서열 1위는 삼성의 몫이 됐다. 이른바 ‘왕자의 난’을 겪은 현대그룹이 주춤한 사이 삼성은 지난 2001년 국내 재계 서열 1위에 올랐고, 2000년대 후반부터는 스마트폰 갤럭시S·노트 시리즈를 앞세워 세계적인 기업으로 거듭났다.

삼성의 영향력이 막강해진 현재, 예전에 현대그룹이 그랬던 것처럼 삼성이 망하면 우리나라도 망한다는 소문이 다시 돌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경제 규모가 커진 탓도 있지만, 삼성 이라는 기업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는 국내 경제 구조의 단상이기도 하다.

현대와 삼성이 망하면 국가도 망한다는 소문이 돌며 이들의 막강한 영향력이 대두됐지만 위기에 몰린 팬택은 이런 소문과는 거리가 멀다.

스마트폰 제조 기술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강한 자부심을 가진 그들이지만, 법정관리 위기 속 누구도 도움을 주겠다는 이 하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재벌 기업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총수들이 비자금 조성으로 구속됐다 약속이나 한 듯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일들이 허다했지만 팬택에게는 쓰러졌다 일어선 역사뿐 이다.

현재의 팬택은 그동안의 역사 중에서도 가장 최악의 시련에 직면해 있지만 팬택과 연계된 이동통신 3사도, 정부도 팬택 살리기에 소극적이다.

결국에는 소비자들이 팬택 제품을 찾지 않은 까닭에 현재의 위기가 도래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만으로 국내 스마트폰 산업을 이끌고 간다면 업계 전체로 위기가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동통신 업계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50%가 넘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건 KT와 LG유플러스라는 훌륭한 경쟁사가 있기 때문이다.

팬택 역시 국내 스마트폰 제조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탁월한 경쟁사로서 능력이 충분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만의 경쟁은 ‘메시와 호날두’의 대결만큼 화려할 순 있지만 둘만의 경쟁이 지속되면 발전이 더디게 된다.

팬택은 이들의 움직임을 꽁꽁 묶어 더욱 긴장시킬 수 있는 박지성 같은 존재다.

박지성이 뒤에서 열심히 쫓아오는데 천하의 메시와 호날두 인들 가만히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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