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 ‘해외시장 진출‘에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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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해외시장 진출‘에 사활
  • 최원석 기자
  • 승인 2014.07.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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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최원석 기자] 근년 들어 국내 제약사들이 내수 시장 침체와 정부 규제가 맞물리자 새로운 돌파구로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가 약가 인하에 다시 한번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자 제약사들의 해외시장 진출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국내 침체로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 해외로
이달 ‘PIC/S 가입’ 으로 해외 진출 탄력

이중 몇몇 제약사들은 최근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세계적 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종전 국산 신약은 시장성이 없다는 공식을 깨고 속속 시장성 있는 신약을 개발하거나 제약사별 특성에 맞는 국제 경쟁력을 갖춰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이달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약품상호실사협력기구(PIC/S)의 회원으로 인정받게 되면서 세계시장으로 도약을 노리는 국내 제약사들에게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PIC/S는 의약품 제조와 품질관리기준(GMP) 실사의 국제적 조화와 질적 시스템 향상을 위해 1995년 결성된 국제 기구로, 현재 식약처를 포함해 46개 기관, 44개국이 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PIC/S 가입으로 국내 제약사들은 해외 진출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대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의 침체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업체들의 수출 활성화에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 지난 4월 대웅제약을 방문한 동남아 4개국 의약품안전관리 공무원들과 임직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있다. 사진=대웅제약 제공

신약개발 통한 해외시장 공략

신약개발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장 눈에 띄는 제약사는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이 지난 5년 간의 연구 끝에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는 현재까지 미국·유럽·중동·남미·아시아 등 60여개국과 7000억원 규모의 누적 수출 판매 계약액을 기록했다.

고순도 원료부터 완제품 생산 등 모든 과정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한 대웅제약은 ‘보톡스’로 알려진 보툴리눔톡신 시장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제품력과 가격경쟁력으로 세계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달에는 태국 식약청(T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획득하면서 아시아 수출시장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갖게됐다. 대웅제약은 오는 2015년까지 100개국 이상과 나보타에 대한 수출 계약을 맺고 2017년까지 미국, 유럽, 남미, 중동 등에서 허가를 받아낸다는 목표다.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승인을 받아 국산 20호 신약으로 등록된 종근당의 당뇨병 치료제 신약 ‘듀비에정’도 올해를 기점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듀비에정은 지난 2000년부터 13년 간 25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세계적으로도 15년만에 개발된 글리타존 계열 약물이다.

클리타존 계열 약물은 혈당 조절 역할을 하는 인슐린을 잘 활용토록 돕는 효과가 있지만, 과거 심혈관계부작용이 있다는 논란을 겪으며 개발이 중단됐다. 하지만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글리타존계열 약물이 다른 약물보다 더 위험한 게 아니라는 재평가가 나오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종근당은 듀비에정이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보령제약의 고혈압 치료 신약 ‘카나브’가 지난 4월 멕시코에서 해외 첫 허가를 받아 발매를 앞두고 있으며 중남미 13개국, 브라질, 러시아 등에 2000억원 가량의 계약을 맺었다.

동아ST의 슈퍼항생제 신약 ‘시벡스트로’ 역시 최근 미국 FDA의 신약 허가 승인을 받아 발매를 앞두고 있어 성장이 예상된다.

▲ 국내 제약사의 해외진출 대표 성공사례로 꼽히는 한미약품의 중국법인 ‘북경한미약품’. 사진=한미약품 제공

업체별 특성에 맞는 해외진출

한미약품의 북경한미약품은 가장 대표적인 해외 진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북경한미약품은 한미약품이 1996년 중국 북경에 설립한 중국 현지법인으로 2002년 6월에는 현지 생산기지를, 2008년 8월에는 독자적인 연구소인 ‘북경한미연구센터’를 출범하는 등 연구개발(R&D)부터 생산·영업 등 제약활동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독자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1710억원을 달성하며 어린이용 정장제, 기침가래약, 항생제 등 2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지난해 한국무역협회에서 발간한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기업’ 보고서에 성공한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미약품의 창업자 임성기 회장은 한중 수교 5년 전부터 직접 중국을 왕래하며 단계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이로 인해 양국 간 국교 수립 직후인 1992년 국내업계 최초로 제품허가를 획득했다.

이는 잠재력이 큰 거대시장만 믿고 대규모 시설 투자를 집행한 국내기업들의 중국 진출 관행을 깨고 만든 성과였다.

지난해 매출 9436억원을 기록하며 상장 50여년만에 최초로 업계 1위 자리에 오른 유한양행의 해외수출 핵심은 원료의약품이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생산 자회사인 유한화학에서 생산된 항생제, 에이즈치료제, C형 간염, 당뇨병치료제, 항생제 등 원료의약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다국적 제약기업들과 공동으로 신약에 적합한 원료를 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다국적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신약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공정 개발과 최적화 연구를 진행해 현재 전임상·임상용 원료의약품과 핵심중간체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에도 이와 연계해 신규 업체와 프로젝트 확대를 통해 1억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유한양행은 미국, 유럽 등 선진 제도권 시장을 주축으로 하는 의약품 생산대행 전문기업 사업을 강화하고 기존 거래 관계에 있는 다국적 기업들과의 품목 확대 등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면서 동시에 신규 거래선 개척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유한양행은 미국 FDA, 유럽 CEP, 호주 TGA, 일본 PMDA의 엄격한 승인조건을 갖춘 원료합성공장을 중심으로 다국적기업과의 CMO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리고 있으며, 사업 파트너와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이미 세계 유수의 다국적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이들의 신약개발단계부터 참여해 공정개발과 최적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2003년부터 미국 시장에 에이즈치료제 원료인 FTC를 수출하고 있으며 페니실린계 항생제 원료의약품, 당뇨치료제 원료인 보글리보스를 원 개발국인 일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2006년에는 AI치료제인 타미플루 중간체의 원료공급자로 선정되는 등 선진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했다.

해외시장 공략 준비 ‘끝’

이들 제약사 외에도 여러 제약사가 국내시장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선도기술을 응용한 세포치료제를 비롯해 표적항암제, 통증치료제 등 다양한 혁신신약 제품개발에 치중에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JW중외제약은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10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12월 브라질 위생감시국(ANVISA)으로부터 카바페넴계 항생제에 대한 GMP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는 국내 제약사가 브라질에서 무균관리 등 제조품질 관리가 필요한 주사제 완제품 분야를 인증 받은 첫 사례다. 이 인증으로 2005년 바이오키미코를 통해 브라질 시장에 이미페넴 원료의약품을 수출하던 JW중외제약은 중남미 시장에서 완제품 수출의 기회를 새롭게 확보했다.

일양약품이 개발한 국산 신약인 아시아 최초의 백혈병치료제 ‘슈펙트’도 아시아와 유럽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세계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정부와 슈펙트에 대한 ‘기업수출 및 판매’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진출의 포문을 연 일양약품은 지난해 6월에는 터키 제약사인 압디이브라힘사와 지난 5월에는 러시아 제약사인 알팜사와 계약을 맺으며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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