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지지 않는다 고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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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지지 않는다 고로 존재한다”
  • 이근우 기자
  • 승인 2014.07.14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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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이근우 기자
[매일일보 이근우 기자] “지지 않는다, 고로 존재한다.” 지난해 팬택 TV 광고 속 카피문구의 일부다.

이 브랜드 광고에서 팬택은 “우리의 꿈은 세상 가장 멋진 폰을 만드는 것이었으나 단 한번도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우리의 열정이 반드시 승리할 것을 믿는다”라고 했다.

경영 상황이 좋지 못하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팬택에겐 큰 치욕이었을텐데, 이렇게까지 대외적으로 공개했다는 것은 팬택이 얼마나 절박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팬택은 지난 2007년 4월부터 4년 8개월동안 첫 번째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첫 번째 워크아웃 졸업 26개월만인 지난 3월에는 두 번째 워크아웃을 개시했다. 현재는 법정관리 임박이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다.

사실 그동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옴레기·옵레기라고 불리던 초창기 스마트폰 브랜드인 옴니아·옵티머스를 갤럭시·G시리즈로 대체했듯이, 팬택도 베가(베레기)라는 이름을 진작 바꿨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R3 출시 이후부터는 베가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최근 신작인 베가 아이언2도 크게 선전하며, 팬택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다면 재도약할 수 있으리라 보는 시각도 많다.

팬택은 언제든지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다. 강력한 자본이 뒷받침 된 중국 기업들이 기술력을 보유한 팬택을 노리는 이유도 이러한 잠재적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팬택의 존속문제는 단순히 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동통신·단말제조 업계의 전체 문제로 불거질 수 있다.

창립 초기 팬택이 독특한 디자인과 차별화된 기능으로 중소 정보기술(IT)기업의 신화를 써왔듯이, 이번 위기를 무사히 넘긴다면 팬택이 그 역사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1(보아폰), IM-110K(나상실폰), 베가 LTE-M, 베가 넘버식스 등 지난 10년간 팬택의 휴대전화를 사용해왔던 골수팬의 한사람으로서, 팬택이 그간 보여왔던 혁신을 통해 단언컨대 존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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