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엇을 위한 세월호 국정조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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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엇을 위한 세월호 국정조사인가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4.07.0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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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승구 기자] 국회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여야의 의견차로 난항을 거듭한 끝에 지난달 30일 기관보고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72일째 되는 날이었다.

앞서 여야는 기관보고 일정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느라 한 달 가까운 시간을 고스란히 날려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일정에 돌입했지만 ‘당사자’인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첫날 기관보고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사고에 책임을 져야할 기관장들이 국정조사에 임하는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족들은 특히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피해자들의 마음을 위로해야할 여야 특위위원들이 오히려 가족들의 마음을 무시하고, 폭언을 일삼으면서 자기들의 편의대로 국정조사를 이끌어 간다고 분노하고 있다.

더욱이 아직도 진도 현장에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 현장에서 기관보고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음에도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대로 일정이 파행되기도 했고, 결국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지휘해야할 기관장들이 국회에 와서 기관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은 우여곡절 끝에 시작했던 국정조사 일정이 또다시 파행을 겪을까, 그래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가족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이를 수용했다고 전했다.

일련의 모습들에서 정치인들이 ‘우리는 죄인이다’, ‘이렇듯 엄청난 사고가 일어난 데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을 명백히 규명해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이다’ 운운했던 말에 과연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심이 커진다.

6·4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이야기했던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를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헌신짝 내던지듯 내버린 느낌마저 든다는 말이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진상규명 활동인지, 진정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고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활동인지, 아니면 7·30 재보궐선거 등의 일정에서 이득을 얻기 위한 정략적 계산으로 국정조사에 임하고 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일이다.

정치권이 진정으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에 얽힌 진상을 명백히 규명하고, 가족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위로하려 한다면, 지금처럼 부실한 태도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국정조사에 임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여야가 보여준 과거와 현재의 모습들을 낱낱이 지켜보고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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