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규취업자 12년만에 최대...‘질’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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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신규취업자 12년만에 최대...‘질’은 하락
  • 이병우 기자
  • 승인 2014.06.2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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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중장년층, 여성중심 일자리 증가”

[매일일보 이병우 기자] 올 하반기 취업자수가 40만명대로 상반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연간 전체 취업자수는 50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12년 만에 가장 많은 취업자 증가 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취업자 수 증가가 박근혜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정책으로 인한 일시적 상승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용의 질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주요 경제 연구소와 고용 관련 기관은 29일 올 하반기 취업자 증가 수가 40만~48만명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이 실현되면 올해 취업자 증가 수는 지난해 38만 6000명과 정부의 올해 전망치 상반기보다 많고 2002년 59만7000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게 된다.

이준엽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정년연장 법제화, 시간선택제 일자리 정책 등으로 중장년층과 여성 중심으로 신규 취업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고용 상황이 양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개선됐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올해 신규취업자는 72만9000명에 달했지만 도·소매업(15만9000명), 숙박·음식점업(14만4000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11만7000명) 등 저부가가치 업종의 영향이 컸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업종인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은 올해 1분기에 오히려 1만3000명 줄었고, 전기·운수·통신·금융업은 5만6000명 증가했다.

시간제 일자리 목표치 7만개 중 2만4500개는 정년퇴직자 발생에 따른 빈자리를 메우는 것에 지나지 않아 오히려 고용의 질이 하락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최바울 KDI박사는 “현재 늘어나는 일자리가 질적인 측면에서 좋은 일자리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임시직, 근로시간 36시간 미만 등에서 취업자가 증가하는 추세다”고 분석했다.

고용의 ‘질’ 개선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내수와 수출이 살아나야 되는데 현재는 기업의 투자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기업 회장들을 초청해 투자나 고용 확대를 요청하고 규제 개혁 등 투자 유인책을 내놓기도 하지만, 기업은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이유 등으로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기업이 돈을 쌓아놓지 말고 근로자의 88%가 속한 중소기업에 정당한 몫을 주도록 하는 게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고용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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